현대사 관통하는 기억 속 ‘일화’의 조각들

김여진 2024. 2. 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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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출신 홍소자 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가 쓴 에세이 '내 인생의 아넥도트(Anecdote)'는 제목처럼 다양한 '일화'의 조각들로 맞춰져 있다.

홍 전 부총재는 "한동안 잃었던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가는 시간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소중했다"며 "더 단단하고 깊어진 눈으로 지난 일들을 재구성하고 온 몸으로 껴안기 위해 한땀한땀 기억을 끄집어내려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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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소자 에세이 ‘내 인생의 아넥도트’
남편 한승수 전 총리 내조 경험 다채

춘천 출신 홍소자 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가 쓴 에세이 ‘내 인생의 아넥도트(Anecdote)’는 제목처럼 다양한 ‘일화’의 조각들로 맞춰져 있다. 85년간 사람들 사이로 흐른 시간을 기록했다.

여덟 남매의 신발이 즐겁게 합창하던 홍 전 부총재의 가정에는 부친의 갑작스러운 납북 이후 어둠이 드리워졌다. 춘천의 할아버지 댁에서 보낸 학창시절이 눈에 그리듯 펼쳐진다.

그는 춘천여고 친구들과 명문대 진학을 도원결의, 나란히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진학해 지역을 놀라게 했다. 이후 대학과 유학시절, 적십자사 봉사활동 등의 이야기를 건너며 두꺼운 책의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특히 남편 한승수 유엔총회의장협의회 의장(전 국무총리)을 만난 후 펼쳐지는 고위공직자, 외교관의 부인으로서의 에피소드들은 다채롭다.

외교관 중에서도 꽃인 주미대사의 부인으로서 보낸 시간은 가장 바쁘고 수많은 에피소드의 변주를 버틴 시간이었다고 한다.

유엔총회 의장 부인이 된 후 첫 행보는 장례식장이었다. 의장 임명을 하루 앞두고 9·11 테러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뉴욕의 모든 장례식장을 찾아 눈물을 흘렸다. 미국에 결혼이주한 한국여성들의 눈물 등 교포 이야기부터 지미 카터, 클린턴 힐러리, 고 다이애나비, 휴그랜트 등과의 만남도 기록했다.

그리움을 가득 담아 쓴 ‘이모’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그의 이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다.

교육자로 현장에서 뛰기도 한 그가 박완서의 초기 단편 ‘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속 학교 교장 선생님이라는 사실은 박 작가의 딸 호원숙 작가의 발문에 숨겨져 있다.

홍 전 부총재는 “한동안 잃었던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가는 시간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소중했다”며 “더 단단하고 깊어진 눈으로 지난 일들을 재구성하고 온 몸으로 껴안기 위해 한땀한땀 기억을 끄집어내려 했다”고 했다.

그렇게 이 책은 저자 자신에게도 가장 투명한 현재의 시간이 된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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