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는 누군가 다독일 ‘한칼의 문장’ 고르는 일

최우은 2024. 2. 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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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출신 한기옥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세상 도처의 당신'이 최근 나왔다.

한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자의식 속에 시의 기능과 효용에 대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어야 한다는 시인의 마음이 더없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홍섭 시인은 이 시집에 대해 "이 삶과 세계가 살 만하다는 긍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인에게는 시인으로서의 자의식을 달래주는 힘으로, 독자에게는 슬픔과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치유의 힘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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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옥 시집 ‘세상 도처의 당신’

“손끝으로 시 잘 쓰는 시인보다/온몸으로 시 잘 사는 시인 만나고 싶었어/고장 하나 없는 기계처럼/시도 때도 없이 시 너무 잘 만드는 시인 말고/어느 구석엔가/나사 하나 풀려 있어 죄어야 할 틈으로/마누라도 보이고 학원비 달라고 보채는 아들내미도 보이는/시 조금 못 쓰는 시인 닮고 싶었어” (시 ‘즐거운 외출’ 중)

홍천 출신 한기옥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세상 도처의 당신’이 최근 나왔다. 한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자의식 속에 시의 기능과 효용에 대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시인의 질문은 궁극적으로 생을 긍정하고자 하는 욕망과 맞닿아 있다. 시 ‘한칼의 문장’에서 “산다는 건/평생을 걸려/누군가를 다독일/한칼의 문장 고르고 마름하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한 부분이 그렇다.

누군가의 상처받은 마음을 도닥여 주고 싶어하는 시인의 의도는 시집 곳곳에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시 ‘새가 와서’에서 “세상에 노래가 될 수 없는 생이란 없단다”고 강조한다. 시 ‘수선집에서’에서는 “나보다 잘나고 돈 많은 사람도 열어보면/다 힘들고 아파요/산다는 게 그래요/(중략)/그대가 들려주는 인생 노래가/얼마나/반짝이는 보석상자인가를”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어야 한다는 시인의 마음이 더없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표제시와 함께 ‘새’, ‘물에게 미안하다’, ‘춘천에서’ 등 60편의 시가 실려있다.

이홍섭 시인은 이 시집에 대해 “이 삶과 세계가 살 만하다는 긍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인에게는 시인으로서의 자의식을 달래주는 힘으로, 독자에게는 슬픔과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치유의 힘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했다. 최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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