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승련]신생정당-위성정당 난립… 이름 짓기 백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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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뉴스를 읽으려면 정당명 10개쯤은 알아둬야 할 판이다.
개혁신당(이준석) 개혁미래당(이낙연) 새로운선택(금태섭) 등 제3지대 창당 붐이 일더니 비례 위성정당들도 태동을 시작했다.
비례대표 선거 방식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한다는 이유라지만 4월 총선 투표용지에 오를지도 모를 페이퍼 정당이다.
야권 전체가 비례 후보를 연합 공천하자는 새진보연합(용혜인)도 갓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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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괄호 안에 정치인 이름을 안 넣으면 정치부 기자들도 정확히 기억 못 한다. 그럴수록 정치인들은 기억되는 이름 짓기에 골몰한다. 중앙선관위는 기존 정당과 일부 겹치거나 발음이 비슷해도 불허한다. 6년 전 국민의당(안철수)-바른정당(유승민) 합당 때 미래당으로 신청했으나 불허됐다. 우리미래라는 청년 결사체가 존재한다는 이유였다. 더불어민주당(문재인)도 2016년 현직 의원이 없던 민주당(김민석)이 명맥을 유지하는 바람에 민주당 대신 ‘더민주’라는 약칭을 썼다.
▷위성 정당들은 모태 정당이 쉽게 떠올라야 유리하다. 그러니 랩 가사처럼 운율(韻律)에도 신경 쓴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이름으로 국민의길과 시민의힘은 막판까지 경합했다. 4년 전에는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자유한국당-미래한국당이란 쌍둥이 조합이 있었다. 첫 위성정당이라 이름이 겹쳐짐에도 당시 선관위가 평소보다 관대하게 나왔다. 현재 원내 정당들은 기억되고 싶은 가치를 담아 더불어, 민주, 국민, 힘, 정의라는 언어를 선점했으니 신생 정당들은 새 어휘를 찾아 나섰다.
▷비례정당명은 아니지만 요즘은 개혁과 미래가 인기어다. 그렇다 보니 벌써 다툼까지 생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파트너인 개혁미래당(이낙연)이 비슷하게 지었다고 꼬집었다. “장사 잘되는 중국집 옆에 비슷한 이름으로 또 내는 격”이라고 했다. 개혁미래당에선 “개혁이 어떻게 누군가의 전유물일 수 있느냐”라며 “한강 물에 등기했느냐”고 반문한다. 이름 다툼을 하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양당 통합의 순간에 당직과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면 지지율이 1차 변수다.
▷이렇게 지은 정당명이지만 조롱의 대상이 되곤 한다. “정의당에 정의 없고, 민주당에 민주 없고, 국민의힘에는 국민도 힘도 없다”는 말은 정치의 실패가 만든 낭패다. 총선 국면에서 잘하기 경쟁에 나서고, 유권자 마음을 사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개혁과 미래를 입증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그러나 벌써부터 유권자들을 힘들게 만드니 걱정이 앞선다. 속 빈 강정 같은 정당 이름을 10개 넘게 기억하도록 만들고 있지 않나.
김승련 논설위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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