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설날을 마주하며
2024. 2. 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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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다가왔다.
동요 '설날'에 등장하는 까치는 우리나라에서 길조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도 믿었다.
그러한 까치를 얼마 전 의도치 않게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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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다가왔다. 동요 ‘설날’에 등장하는 까치는 우리나라에서 길조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도 믿었다. 그러한 까치를 얼마 전 의도치 않게 마주했다. 죽어서 거꾸로 매달려 있는 채였다.
시골길을 산책하다 보면 간혹 동물 사체를 맞닥뜨릴 때가 있지만, 누군가 일부러 논 앞에 사체를 묶어 둔 장면은 처음이었다. 먼저 학생, 아이들도 다니는 길에 동물 사체가 버젓이 걸려 있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어 민원을 제기했다. 얼마 뒤 돌아온 답변은, 행위자는 농작물 피해 방지를 위해 죽어 있는 새를 걸어 두었다는 내용이었다.
전통적인 인식과는 다르게 현재 까치는 성가시고 유해한 동물로 취급된다. 까치가 장기간에 걸쳐 무리를 지어 농작물이나 과수에 피해를 주는 경우나, 전신주 등 전력 시설에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야생생물법상 ‘유해야생동물’에 해당하여 포획할 수 있다. 물론 위 요건이 성립하여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포획 허가도 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야생생물법은 일부 지역에 서식 밀도가 너무 높아 농업 등에 피해를 주는 고라니, 인가 주변에 출현하여 인명·가축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멧돼지 또한 유해야생동물로 취급한다.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지만, 실상 그 동물의 입장에서는 삶 자체가 부정당하는 셈이다.
까치도 점차 생태계와 서식 환경 변화에 따라 나무 대신 전신주에 둥지를 짓고, 곤충 대신 농작물이나 과일을 먹게 되었을 것이다. 정작 동물들은 변화에 적응하며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이며, 그 변화의 큰 원인은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해 온 인간에게 있음을 이해했으면 한다. 더 나은 공생의 방법을 찾기보다는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다른 생명체를 없애 버리려는 인간 중심적, 편의주의적 관점도, 근거 없이 동물 사체를 전시해 두는 행위도 이제는 없어지길 바란다.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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