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주주 환원…저평가 탈출 기대감에 불 뿜는 은행주
은행주가 일제히 급등하며 장중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은행주가 저평가돼 있다는 시장의 판단과 향후 실적이 개선되리라는 예상,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강화 등이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이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KB금융은 전장 종가 대비 8.66% 뛴 6만1500원까지 치솟았다가, 전장 대비 8.30% 오른 6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는 전장 대비 8.79% 급등한 5만2000원(장중 신고가 5만2200원), 우리금융지주는 3.82% 상승한 1만4410원(장중 신고가 1만44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방은행과 국책은행 주가도 크게 올랐다.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각각 전장 대비 9.97%, 8.77% 올랐다. 기업은행은 전장 대비 4.87%, BNK금융지주는 4.52% 상승했다.
은행주 상승세의 원인은 우선 은행주가 저평가돼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을 주가순자산비율(PBR)이라고 한다. PBR이 1배보다 작으면 주가 수준이 기업의 자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인데 KB금융의 경우 PBR이 0.4배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PBR이 낮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은행주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향후 실적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주가를 띄우고 있다. 전날 하나금융이 2023년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겠다”고 밝히자 하나금융 주가가 전장 대비 3.3% 뛰었다. 3000억원은 지난해 매입, 소각한 자사주 규모의 2배다.
이에 증권가에선 하나금융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우리금융과 KB금융, 신한금융은 오는 6~8일 2023년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이들 금융지주도 실적 공시와 함께 연내 시행할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의 기말 배당 기준일이 이달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당을 노린 투자자들이 주식을 더 매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전날 하나금융 이사회는 기말 배당 기준일을 이달 28일로 정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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