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이 학대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리가 없지 않나"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유명 웹툰작가 주호민씨가 재판 결과에 대해 "다행이라거나 기쁘다는 생각이 없다"며 "아이가 학대를 당했음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작가 주호민이 트위치를 통해 특수교사 아동학대 관련 내용에 대해 방송하고 있다. [사진=주호민 트위치 캡쳐]

그는 1일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피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후 개인 방송을 통해 그 간의 심경을 밝혔다.

주씨는 개인 트위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일이 터진 것이 지난해 7월이니 6개월이 좀 넘은 것 같다"며 "그 동안 전혀 방송이나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사건이 처음 알려진 후에 두어차례 입장문을 냈는데 당시 분위기상 사람들이 전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라며 "그 이상의 입장을 내는 것은 더 장작만 넣는 것이 되겠다 싶어서 6개월 동안 재판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주씨는 "형량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 없고 유죄가 나와서 다행이라거나 기쁘다거나 하는 생각도 없다"며 "본인의 아이가 학대를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리가 없지 않느냐. 학대를 당했음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아이가 전학을 가려고 했는데 전학 가는 학교가 언론에 알려지는 등의 문제로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씨는 "특수학교에 보내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특수학교에도 자리가 없고 더 중증인 아이들이 우선되기 때문에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더라"라며 "대안학교도 알아보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알아봤는데 여의치가 않았다"고 전했다.

얼마 전 대법원에서 몰래 넣은 녹음기는 증거로써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었는데, 이 판결이 주씨 아들의 사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주씨는 "오늘 판결에서는 (몰래 녹음이) 위법한 녹취는 맞지만 위법성을 없앨만한 여러 정황이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인정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녀가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다른 방법이 없고, 다른 학생들도 장애 학생이어서 학대 정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아이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부모에게 말하기 어렵다는 점 등으로 인해 인정됐다"고 풀이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