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한테 배워라”…K주식 ‘주가 폭발’ 시킬 전략 뭐길래
정부가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고질적인 국내 증시 저평가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지 국내 투자자들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본의 ‘기업경영 변혁 촉진책’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본다. 일본은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4월 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상장사에 주가 상승 개선안 제출과 시행을 요구한 뒤 9개월 동안 닛케이225지수가 25% 가량 상승했다.
일본 증시부양책은 자본효율성 개선, 개인자금 유입 유도, 산업정책 등 크게 3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그중 자본효율성 개선이 PBR 1배 이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자본 효율성 개선 조치다.
일본 정부는 증시를 프라임, 스탠다드, 그로쓰의 3개 시장으로 나누고, 우량기업이 상장된 프라임과 스탠다드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PBR 1배 이하에 대해선 이를 개선할 방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개선이 보이지 않을 시 상장폐지까지 고려하는 강력한 방식이다. 이를 통해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2023년 3분기 45.8%로 2022년 4분기(50.6%) 대비 4.8%포인트 낮아졌다.
한국이 눈여겨봐야할 건 일본 정부가 단순히 PBR에만 집중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자본효율성 개선이 주로 저밸류 기업들의 리레이팅을 유도한 것이라면 산업 정책을 통해 고밸류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더해졌다. △인재 △과학기술 및 혁신산업 △스타트업 △녹색 전환 △디지털 전환 등 5가지 중점분야를 선정해 대규모 투자를 수행하는 형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5년 이내에 유니콘 100개 회사, 스타트업 10만개 회사 설립을 목표로 2027년까지 현재보다 10배 이상인 10조엔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 향후 10년간 20조엔 규모의 녹색전환채권(국채) 발행, 유인부합적 탄소 가격제 도입, 배출권 거래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계 펀드들도 정부의 정책 향방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에 주주제안을 한 팰리서 캐피탈이 대표적이다.
스미스 CIO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한 인물이다. 그는 과거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 안건을 주도했다. 2019년 엘리엇을 떠나 2021년 런던에서 팰리서 캐피탈을 설립했다.
팰리서 캐피탈은 한국 정부가 참고할 사례로 역시 일본을 얘기했다. 스미스 CIO는 “도쿄 증권거래소의 변화가 일본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면서 “한국도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일본의 사례를 공부하고 한국의 인적자원과 혁신 동력을 활용해 일본보다 높은 목표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팰리서 캐피탈은 이번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선 삼성물산에 주주제안을 할 계획이 없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PBR이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밸류업’에 나서면서 기업 차원의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미스 CIO는 “향후 몇달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 정부의 정책을 주의 깊게 보고있고, 삼성물산이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른 주주와 연합하는 등 다른 대안을 고려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조금 더 강력한 정책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최근 얘기하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이 혜택을 보려면 좀 더 많은게 필요하다”면서 “자사주의 즉시 소각 또는 자사주의 상당 부분을 즉시 소각하는 정책을 추천한다”고 했다.
팰리서 캐피탈이 제안하는 건 △자사주 즉시 소각 또는 자사주의 상당부분을 즉시 소각하는 정책 도입 △주주총회 통해 의결권 행사 및 주주동의 없는 자사주 재발행 금지 △상장회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의 지분 취득시, 주식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대상을 일반주주로 확대 △한국거래소나 기관의 해외 IR 확대 등 크게 5가지다.
스미스 CIO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 국민연금 수급자 등 한국 시민들도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수급자가 650만명 정도인 걸 감안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돼 한국 증시의 PBR이 일본(1.4배)이나 아시아 신흥국(1.6배)정도가 될 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139조원)의 상승분이 75조~105조원 정도가 된다”면서 “이는 수급자 1인당 1200만~1500만원의 연금자산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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