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구 획정 막판 진통…획정위 안 ‘우회’ 특례지역 또?
의석 증감 6곳 ‘기싸움 여전’…오늘 정개특위 획정안 논의
여야가 오는 4월 총선 지역구 획정 방안을 두고 치열한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여야는 획정위가 제안한 안을 우회하기 위한 특례지역을 추가하는 등 가능한 한 현행 선거구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획정위가 제안한 각 6곳씩의 의석 증감 지역구를 두고는 유불리에 따른 입장이 팽팽하다.
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는 지난달 29일 획정위에 일부 지역구에 대한 획정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획정안 재제출 요구는 한 차례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방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획정위는 현행 253개 지역구 수가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지역구 분구로 의석수가 늘어나는 6곳, 통합으로 의석수가 줄어드는 6곳, 지역구 조정 5곳, 자치구와 시군 내 경계 조정 15곳 등 총 32곳의 조정을 권고했다.
여야는 지역구 조정 5곳 중 서울 종로구와 중구를 통합하라는 획정위 안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현행 서울 종로구, 중구성동구 갑·을로 유지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전남·경북·강원 등 획정위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지역구도 현행 유지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지난 21대 총선처럼 획정위를 우회할 수 있는 특례지역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는 강원 춘천시를 분할해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지역구에, 전남 순천시 일부를 분할해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 지역구에 속할 수 있게 했는데 여기에 더해 경기 동두천시·연천군 지역구를 유지하기 위해 양주시를 분할해 속할 수 있게 하는 부칙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국회는 법률 위반이 아니면 획정위 안을 그대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 입법으로 이를 우회하는 것이다. 이는 국회의원 지역구의 공정한 획정을 위해 획정위를 둔 선거법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한 선관위 관계자는 “특례지역이 부칙으로 규정된다고 하면 입법사항”이라며 “21대 국회에서는 (획정위에서) 특례지역을 수용해서 반영을 했다. 특례지역이라는 자체가 공직선거법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그렇더라도 인구 범위 등은 획정위에서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는 의석수가 줄어드는 지역구 6곳을 두고도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세지역인 경기 부천시·전북에서 의석수가 1석씩 줄어드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잠정 합의안이 어딨나. 아직 아니다”라며 “분구, 합구 부분에 대한 진전이 전혀 없고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의석수가 1석 감소하는 노원구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의견이 현재까지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여야는 2일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획정안에 대해 논의한다. 획정위가 획정안을 재제출하면 정개특위는 획정안을 확정 의결하고 본회의에서 표결한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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