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보는 줄"…파김치 담그는 외국인 영상에 '깜짝' [이슈+]
현지 입맛 맞춘 '이색 김치 활용법'도
한식 하면 떠오르는 메뉴 1위 '김치'
한류 열풍·코로나 이후 건강식 관심 늘어
최근 들어 외국인 유튜버들이 김치 '먹방'(먹는 방송)을 선보이는 영상들이 눈에 띈다. 한국식 김치 제조법을 참고해 직접 김치 담그는 모습을 공개하는가 하면, 김치 잼을 바른 샌드위치와 김치 샐러드 등 '이색 김치 활용법'을 공유하는 유튜버들도 생겨났다. 이런 영상에 국내외 시청자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관심을 보였다.
현재 유튜브와 틱톡(Tiktok)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김치 먹는 법을 소개한 외국인들의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뉴질랜드 출신 요리 유튜버가 김치로 토스트를 해 먹는 모습을 올린 영상은 이날 기준 조회수 148만회를, 뉴욕 출신 여성 유튜버가 아보카도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 영상은 조회수 361만회를 기록했다.
이 중 지난해 7월 18일 한국 음식 먹방을 주로 선보이는 외국 남성 유튜버가 올린 '첫 번째 파김치(First scallion kimchi)'라는 제목의 숏폼(짧은 형식) 영상은 이날 기준 조회수 약 111만회를 돌파하며 '역주행' 영상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 영상을 본 한국인들은 "손으로 남은 양념을 싹싹 긁어 통에 넣는 모습에 우리 할머니를 보는 줄 알았다", "원본 레시피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함께 그걸 현지 입맛에 맞춰 변형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등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17일 한국계 인플루언서 여성도 한 외국인 유튜버가 정성스레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따라 하는 듯한 영상을 공유하며 "외국인이 전문가처럼 김치를 담그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요즘 많은 외국인이 이런 식으로 김치를 담그는데, 거의 평생을 엄마가 담가준 김치만 먹으며 살아온 나에게는 신기한 현상"이라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식 중 하나가 김치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지난해 베이징과 호찌민, 뉴욕 등 해외 주요 18개 도시에 거주 중인 현지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 '한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메뉴는 김치가 40.2%(중복응답)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최근 1년간 자주 먹은 한식은 한국식 치킨(29.4%·중복응답)에 이어 김치(28.6%)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조사에서 '한식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외국인 비율은 60.0%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늘었다. 2019년 54.6%에서 지난해까지 외국인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진 셈이다. 최근 1년 이내 한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86.5%였고, 한식의 이미지로는 '풍미가 있는', '가격이 합리적인', '대중적인', '최근에 유행하는' 등이 다수 언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관심 속 한국의 김치 수출량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출량은 4만441t(톤)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2021년의 4만2544t을 뛰어넘은 수치다. 같은 해 김치 수출 금액은 1억5561만7000달러(약 2000억원)로 전년 대비 10.5% 늘었다.
해외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발효식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김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할리우드 배우 귀네스 팰트로도 코로나 후유증을 앓은 뒤 "식단 관리에 힘썼다"며 건강관리 비결 중 하나로 무설탕 김치를 먹는다고 소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이 외국인들의 'K-푸드'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김치를 먹는 장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이를 경험하려는 외국인이 늘어난 데다, 전 세계적으로 채식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김치가 '헬시푸드'(건강식)로 주목받게 됐다는 것이다.
문지인 농식품부 식품외식산업과장은 "지난해 뉴욕시 한식당 11곳이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점과 더불어 해외 소비자의 한식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만족도도 높게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한식이 일회성 경험을 넘어, 해외 소비자의 일상 식생활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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