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죽이는 제품 만들어”…메타·엑스 등 빅테크 CEO들 향해 쏟아진 질타

최서은 기자 2024. 2. 1. 20: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상원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착취 위기’ 청문회 열어
희생자 가족 참석…CEO들 “죄송”, 법적 책임 언급은 안 해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희생자 가족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 상원에서 열린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착취 위기’ 청문회에 참석해 자녀들 사진을 들고 있다(위 사진).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디스코드의 제이슨 시트론, 스냅챗의 에번 스피겔, 틱톡의 쇼우 추, 엑스(옛 트위터)의 린다 야카리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왼쪽부터)가 같은 곳을 쳐다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러분은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 사람들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이 31일(현지시간) 개최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착취 위기’ 청문회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빅테크 CEO들은 “비극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에는 메타, 스냅챗, 틱톡, 엑스(옛 트위터), 디스코드 등 주요 플랫폼의 CEO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는 SNS에서 어린이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과 성폭행범에게 돈을 뜯기고 목숨을 끊은 피해자의 이야기가 담긴 동영상으로 시작됐다. 위원장을 맡은 딕 더빈 민주당 의원은 빅테크 CEO들에게 “당신들이 안전보다 이익을 더 추구한 결과 아이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여러분은 사람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약 30억명)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에 대한 질타가 집중됐다. 페이스북에서 신고된 아동 성학대물만 2000만건이 넘는다.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의원은 10대 이용자의 평생 가치를 270달러로 추정한다는 메타 내부 문서를 거론하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조시 하울리 공화당 의원은 “당신은 피해 가족들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도 인스타그램에서 사기꾼을 만나 성착취 피해를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 아들 사례를 언급하며 저커버그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물었다.

저커버그는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들에 대해 죄송하다”며 피해 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저커버그는 “누구도 여러분 가족이 겪었던 일들을 겪어서는 안 되며, 그것이 우리가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라면서 “우리는 안전 및 보안을 위해 2016년부터 200억달러(26조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피해 보상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저커버그는 회사가 초래한 피해에 대해 책임지겠냐는 물음에 “메타의 임무는 업계를 선도하는 도구를 만들고, 부모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