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암표와의 전쟁’… 장범준, 국내 첫 NFT 티켓 도입 등 ‘자구책’

이복진 2024. 2. 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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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가 암표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윤동환 회장은 "해외에서는 매크로가 등장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이미 암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법 개정을 진행했다"며 "우리나라는 소비자보호법이 강력해 티켓 예매 후 7일 이내에는 아무런 손해 없이 취소할 수 있으며 공연 전날 취소해도 최대 30%의 수수료가 발생할 뿐이다. 암표범죄로 돈을 벌기에 최적화된 국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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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가 암표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공연 당사자들은 물론, 정부도 문제 해결에 애쓰고 있지만 근절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처벌 강화 등 보다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가수 장범준은 지난달 서울 홍대 앞 클럽 공연 예매 시작 후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고심 끝에 예매된 티켓을 전체 취소했다. ‘클래식계의 아이돌’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야프 판즈베던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의 공연은 온라인에서 1만원짜리 티켓이 78만원에 판매되기도 했으며, 공연 당일 현장에서 직거래하는 암표상도 있었다.

사정이 이러하자 공연계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암표 근절을 시도 중이다. 장범준은 콘서트 티켓을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만들어 판매했다. 국내 첫 시도다. 본인 인증된 이용자만 구매할 수 있으며, 재판매할 수 없다. 1인 1매, 월별 1회만 구매가 가능하다. 좌석은 현장에서 랜덤으로 배정된다. 또 본인 확인이 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하다.
지난달 암표 문제로 단독 공연을 취소했던 가수 장범준이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티켓을 판매하기로 했다. 사진은 장범준 콘서트 NFT가 판매되는 콘크릿 애플리케이션 화면.
지난해 단독 콘서트를 진행했던 성시경은 암표 거래를 발견하고 그의 매니저가 티켓을 양도받는 척 자리와 계좌번호를 알아낸 뒤 해당 티켓을 취소시킨 바 있다. 더불어 일부 표를 현장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아이유도 지난해 열린 팬콘서트에 앞서 티켓 불법 거래를 제보한 이들에게 티켓을 선물하는 ‘암행어사 전형’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부정 티켓 예매로 확인된 12건의 예매를 적발해 취소한 바 있다.

정부도 나섰다. 오는 3월 22일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개정 공연법이 시행된다.

그러나 공연 업계에서는 매크로 사용과 상습성, 영업성 등으로 제한된 처벌 요건으로는 암표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윤동환 회장은 “해외에서는 매크로가 등장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이미 암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법 개정을 진행했다”며 “우리나라는 소비자보호법이 강력해 티켓 예매 후 7일 이내에는 아무런 손해 없이 취소할 수 있으며 공연 전날 취소해도 최대 30%의 수수료가 발생할 뿐이다. 암표범죄로 돈을 벌기에 최적화된 국가”라고 지적했다. 이종현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은 “매크로는 암표 시장에 들어온 사람의 10~20%밖에 안 된다”며 “‘부정 판매’라는 문구 자체가 애매하기 때문에 암표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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