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 보낸 대통령 선물에 교회 그림이…고개 숙인 비서실장
대통령실이 불교계에 대통령 설 선물을 보냈는데 선물 상자에 십자가가 그려져 있고 '아멘'이라고 적힌 기도문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불교계가 반발하자 이관섭 비서실장이 직접 고개를 숙였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각계에 보낸 설 선물 상자입니다.
포장 상자에 십자가가 달린 교회가 그려져 있습니다.
더 안쪽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와 묵주를 든 여성이 담긴 카드도 들었습니다.
불교계 인사를 위해 전통주와 육포 대신 꿀 등을 넣었지만 이런 선물 상자는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로 시작해 '아멘'으로 끝나는 기도문까지 동봉됐습니다.
불교계에서 '종교 편향'이란 반발이 나오자 이관섭 비서실장이 직접 조계종 총무원을 찾아 사과했습니다.
[이관섭/대통령비서실장 : 저희들이 좀 많이 부주의하고 또 생각이 짧아가지고 큰스님들께 보내는 선물에 다른 종교의 표식이 들어가고 이래서 저희들이 큰 결례를 범했습니다.]
대통령실은 한센인 작가의 작품을 선물상자에 담아 소개하려는 의도였다며 실무진의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상무/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 : 우리 실무진 중에 (선물 상자를) 꾸미신 분이 사실 아주 독실한 불교 신도가… 일을 하다 보면 눈에 안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불교계에선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장관, 차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등 고위직에 불자 출신이 거의 없다며 '불교 홀대' 논란도 제기해왔습니다.
2020년에는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육포가 포함된 설 선물을 불교계에 그대로 보내 한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화면제공 불교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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