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S-BRT 공사 속도내려고 부실시공"…창원시 "전면 보수"

박해정 창원시의원, 기자회견 열고 "준공 앞둔 창원 S-BRT 경계석 부실시공" 지적
창원시 "시공 불량 확인해 보수·보강 조치…감리사에 책임 묻겠다"

박해정 창원시의원이 원이대로 S-BRT 공사 현장에서 경계석을 시공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박해정 의원 제공

창원시 원이대로에 설치중인 S-BRT(고급형 간선급행버스체계) 공사에 부실 시공이 발생했으며, 시공업체 측에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흙으로 덮어버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창원시는 전면적인 보수·보강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박해정(반송, 용지동) 창원시의원은 1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 중인 S-BRT 공사 중 경계석 설치와 관련해 부실 시공이 드러났다"며 "이를 창원시 담당부서에 알렸지만 전수조사나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흙으로 덮어버려 문제를 은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6일과 29일 창원시 담당부서 관계자 등과 함께 S-BRT 공사 현장 점검했고, 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까지 1·2·3공구 9.3㎞ 전 구간에 걸친 경계석 설치 실태를 살펴본 결과, 설계도면을 보면 경계석은 거푸집을 사용해 좌우 50㎜, 깊이 50㎜로 단단하게 고정해 설치해야 하지만, 공사 현장 곳곳에서 거푸집을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콘크리트를 덧댄 모습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구간에서는 경계석을 콘크리트 위에 올려놓기만 한 것도 있었다"면서 "이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지난달 30일 별다른 조치 없이 아예 흙으로 덮어버린 모습까지 발견됐다"며 부실 시공에 대한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창원시 원이대로 S-BRT 공사 현장에서 경계석을 콘크리트 타설 후 위에 얹어 놓은 부실 시공 사례. 박해정 의원 제공

부실시공이 지적된 경계석은 버스전용차로와 일반차로,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역할을 하며, 보도 통행자를 보호하고 충돌차량의 이탈을 막으며 속도를 줄이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경계석이 밀리거나 침하되면 도로와 보도 이용자 안전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박 의원은 "1공구(두계광장~명곡광장)는 정상적으로 시공이 되어 있었으나, 2공구(시티7~시청사거리)와 3공구(시청사거리~가음정사거리) 대부분 구간은 경계석이 날림으로 시공된 상태였다"며 "부실시공 현장을 흙으로 덮어버린 것은 은폐와 다름없으며, 창원시 관급공사에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실 시공 묵인과 교사, 은폐의혹 등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감리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면서 "공사 품질관리 인력 보강을 비롯한 부실시공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공사를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정확하게 시공해서 시민들이 안전하고 무탈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공기에 맞춰 무리하게 날림 공사를 한다면 정상 공사로 공기가 늘어났을 때보다 공사비가 더 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해정 창원시의원(오른쪽 두번째)이 1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이에 대해, 창원시는 "지난 26일 민원인의 제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도로 중앙에 설치된 화강경계석에 대한 시공 상태가 불량인 것을 확인했다"며 "1공구는 대체적으로 양호했고, 2공구와 3공구는 시공이 미흡했다"며 일부 구간에 대한 부실 시공을 인정했다.

시는 전 구간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마무리한 뒤 경계석의 구조와 기능에 지장이 없도록 보수·보강조치할 방침이다.

시는 "시공사와 공사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감리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한편 법령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며 "불미스러운 시공 불량이 발견돼 매우 죄송하고,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공 불량 원인은 일반차로 구간 차선 확보의 어려움으로 거푸집을 미설치했거나 관행적으로 미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부실 시공 현장의 은폐 의혹은 현장 내 일부 야적돼 있던 토사를 정리한 부분으로, 토사를 반입해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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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상현 기자 hiro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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