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기다린 외국인 4번타자, 캠프에 안 왔다고?…지각 합류, 무슨 사연이길래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2월 5일에 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1일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프 첫 훈련이 진행된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 1차 캠프 최종 명단에 오른 선수 42명 가운데 딱 한 명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2)였다. 올해 두산과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32)와 브랜든 와델(30)은 고향인 미국에서 바로 호주행 비행기를 타고 선수단에 합류했는데, 무슨 일인지 라모스만 보이질 않았다.
사연이 있었다. 라모스의 아내가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어 보호자인 라모스가 쉽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출산 예정일이 코앞인데 만삭인 아내만 두고 떠나기는 무리가 있었다. 라모스는 일단 선수단에 합류하면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자유롭게 선수단에서 이탈하기 어렵다. 가능한 셋째 출산까지는 지켜본 뒤에 팀에 합류하게 해달라고 구단에 양해를 구한 이유다.
두산은 라모스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그러나 구단도 라모스가 언제 합류할지 모르는 채로 있을 수는 없었다. 라모스는 올해 두산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력이다. 라모스가 두산 유니폼을 입는 것도 올해가 처음이라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두산은 데드라인을 2월 5일로 정했다. 두산 관계자는 "(1일 오후 기준) 라모스의 아내가 아직 출산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출산 여부를 떠나서 일단 2월 5일까지는 호주에 와서 선수단에 합류하기로 했다. 라모스도 그 안에 아이가 태어나면 고마운 일이고, 아니면 아이를 보지 못하더라도 팀에 합류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라모스에게 꽤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 총액 70만 달러(약 9억원)를 주고 데려왔다. 좌투수 상대로 약하지 않고, 외야 수비도 평균 이상이라 구단이 원하는 요건을 충족했다. 라모스는 2022년 kt 위즈 소속으로 짧게나마 KBO리그를 경험하기도 했다. 시즌 초반 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단 18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건강할 때는 kt 구단 최초로 MVP를 차지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KBO리그 에이스 중에 좌투수가 많고, 외국인 투수도 왼손이 많이 들어와 있다. 우타석에서 강력한 타자가 필요했다. 라모스는 스위치히터이기도 하고, 지난해 트리플A에서 출루율과 장타율이 다 좋았다. kt에서 KBO리그 경험도 있고,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예전에 뛴 경험이 있으니 빠른 적응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라모스는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활약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주로 뛰면서 76경기, 타율 0.318(280타수 89안타), 13홈런, 55타점, OPS 0.954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KBO리그를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 사이쯤으로 평가한다. 라모스가 지난해 트리플A에서 친 만큼만 올해 KBO리그에서 쳐도 중심타자를 맡기기는 충분했다. 두산은 라모스가 올해 충분히 20홈런 이상은 책임질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두산은 라모스가 2014년 호르헤 칸투 이후 10면 만에 외국인 4번타자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심타자인 양의지와 양석환이 모두 우타자이기에 라모스가 두 타자 사이에 들어가는 그림이 가장 낫다고 보고 있다. 라모스가 4번타자를 맡을 만한 파괴력을 보여주면 김재환을 강한 2번타자로 쓰는 구상이다. 물론 김재환과 라모스가 가운데 올해 더 파괴력을 보여준 타자가 4번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라모스는 스프링캠프 합류 시점을 늦춘 보람이 있게 건강하게 태어난 셋째 아이를 품에 안아보고 호주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까. 또 셋째 아이가 올해는 라모스가 건강히 한국에서 시즌을 완주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복덩이가 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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