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권고에도 선거구 짬짜미"...선거제도 '미적미적'
거대 양당 양분한 강원 춘천 지역구도 현행 유지
민주, 비례대표 선거제 당원 투표 실무 준비 착수
與 "병립형 회귀 안 하면 곧바로 위성정당 창당"
[앵커]
4월 총선을 앞두고 인구수 등을 고려해 선관위가 제시한 '선거구 획정 권고안'을 여야가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쟁점 법안을 두곤 연일 신경전을 벌이지만, 비례대표 선거제 등 유독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선 한마음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선거구가 아직 안갯속인 가운데, 거대 양당은 일단 서로 이견이 없는 일부 지역구를 잠정 합의했습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가 대표적입니다.
선관위는 인구 감소 폭을 고려해 서울 성동구와 합쳐진 중구를 떼어 종로구에 붙이는 안을 제안했지만,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한 겁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짬짜미라기보다는 예전에도, 예전에도 그래 왔고 과도한 범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거구를 논의하는 여야 정치개혁특위 위원들은 예비후보 등록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권자 혼란을 줄이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의원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했단 분석이 많습니다.
서울 종로의 현역의원은 여당 소속이고, 중구는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보니 서로 현상 변경을 원하지 않았을 거란 겁니다.
거대 양당이 양분하고 있는 강원도 춘천 선거구 역시 마찬가지인데, 유불리가 첨예한 경기와 호남, 부산 일부 지역은 여전히 평행선입니다.
[용혜인 /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 후보 등록일이 딱 50일 남은 오늘까지도 선거구 획정은 물론이고 선거제도조차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논의는 더 불공정해지고만 있습니다.]
특히, 비례대표 선거제 협상은 아직 시작도 못 했습니다.
열쇠를 쥔 민주당은 현행 준연동형 선출 방식을 유지할지, 과거 병립형으로 돌아갈지 당원들의 뜻을 묻기 위한 실무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지도부 차원에서 결론을 못 내자 당원 투표로 중지를 모으자는 주장에 따른 건데, 책임을 회피하는 거란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성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도부가 입장이 있다고 하면 의원총회를 거쳐 의견을 모아서 국민과 당원들을 설득하는 게 올바른 태도가 아닌가….]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는 여당은 뜻대로 안 되면 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제3지대'를 중심으로 곱지 않은 시선이 적잖습니다.
[허은아 / 개혁신당 최고위원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 병립형이라는 것은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위한 선거제라는 것을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한 자리도 양보할 수 없다는 욕심을 내려놔야 할 것 같은데….]
총선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투표할 지역구가 어딘지, 비례대표 의원은 어떻게 뽑는지 모르는 유권자가 많습니다.
정쟁을 거듭해 온 거대 양당과 현역 의원들이 유독 '게임의 규칙'을 정할 땐 뜻이 맞는 모습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연진영
그래픽 : 박유동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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