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현 측, 불구속 재판 요청…카카오 최상층부 수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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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출석하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재현 측 "보석 허가해달라" 요청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명재권)는 오늘(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대표에 대한 3차 공판과 함께 보석 신문을 진행했습니다.
배 대표는 지난해 10월19일 구속된 후 지난달 19일 보석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한은 만 6개월로 오는 4월18일 석방될 예정이었습니다.
배 대표 측 변호인은 "미국법상 올라가는 주가를 잡고 내려가는 주가를 잡는 주가 안정을 위한 시세고정은 가능하다"며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은 미국법제가 일본을 거쳐 온 것인데 이런 부분은 새롭게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47명의 증인이 출석하는 재판을 진행하는데 피고인의 복잡한 심경을 불구속 상태에서 미리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며 "이 사건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 측은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장내 매집을 한 것이 무조건 시세조종이라고 보고 검찰이 구속기소했다는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며 "검찰도 지분확보를 위해서 장내 매수했다고 하면 시세조종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 배재현뿐만 아니라 카카오 임직원의 90%가 대화 내용 속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시켜야 한다는 표현이 엄청나게 많이 등장한다"며 "9시간 동안 다툼이 되면서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그 전제로 기소했다. 프레임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의 국가 진행상황에 협조하기 위해 보석 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변호인과 비공개로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검찰 측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법원은 보석 허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입니다.
카카오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첫 손에 꼽혔던 배 대표의 보석 허용 여부와 1심 선고 결과가 카카오의 새 진용 구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하이브 CFO 출석 "대량 매집에 공개매수 실패"
오늘 재판에서는 SM 경영권 인수 프로젝트의 실무담당자인 이경준 하이브 CFO가 출석해 검찰과 배 대표 측 주신문과 반대신문이 진행됐습니다.
검찰 측은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기간 중 마지막 날인 2월 28일 SM주가 급상승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배 대표는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 등과 공모해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CFO는 "대량 매집만 없으면 큰 문제 없이 (공개매수에)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들이 있다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고 싶어서 진정서를 냈다"며 "2월16일에 주가가 상당히 올랐기 때문에 대량 매집 이슈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배 대표 등은 2월 16∼17일과 27∼28일 모두 약 2천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를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습니다.
이 CFO는 "공개 매수 당시 SM 주가가 9만원이었지만 3개월 전은 6만원이었다"며 "공개매수 성공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12만원으로 결론냈다. SM 기존 주주들이 매력적인 가격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 측은 배재현 측의 녹취록을 언급하며 "배재현이 카카오 팀장에 오늘 거래량이 많이 나올 것 같으니까 싸게 많이 사라고 했다"며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가격을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매수를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음 공판 기일은 오는 22일입니다.
해당 사건 수사 과정에서 별건으로 드러난 카카오엔터의 바람픽처스 고가매입 의혹 수사 향방도 눈길을 모읍니다.
앞서 구속수감을 모면했던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의 구속 여부가 오늘 밤 결정됩니다.
심문 출석을 위해 법원에 출석한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은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습니다.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은 2020년 카카오가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도록 해 이 제작사에 시세 차익을 몰아준 혐의를 받습니다.
바람픽쳐스엔 이 부문장의 아내인 배우 윤정희 씨가 대주주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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