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괴롭힌 혈당 수치 해석, 실시간 도와요”
CGM 업계 1위 美 덱스콤과 연동 계약
측정·관리·진료 앱 하나로 ‘원스톱’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에 사는 부부가 소아 당뇨병(제1형 당뇨)을 앓는 9살 딸을 숨지게 하고 자신들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부가 딸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1형 당뇨 환자 관리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소아 때 주로 발병하는 제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내 세포(소도 세포)를 공격하여 파괴하므로 췌장이 충분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는 질병이다.
환자는 스스로 혈당을 조절할 수 없어서 고혈당이나 저혈당 쇼크에 빠지지 않으려면 수시로 혈당을 측정하고 그에 맞춰 인슐린을 맞아야 한다.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잴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가 개발되기 전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손가락을 찔러야 했다.
연속혈당측정기가 개발됐지만, 이렇게 측정된 혈당 수치에 맞는 적정 인슐린 양을 계산하는 것은 비전문 의료인인 환자에겐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제1형 당뇨병 환자인 아들을 둔 김미영 한국1형 당뇨병환우회장은 “혈당 수치를 해석하는 작업이 수학의 정석(유명 수학 참고서)만큼 복잡하다고 비유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1일 연속혈당측정기가 측정한 혈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알아내 분석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파스타’를 출시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이날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혈당관리앱 ‘파스트’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충남 태안 일가족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당뇨 환자들은 끊임없이 혈당을 측정하고 관리해야 하는 데서 비롯한 사회적 편견이나 우울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파스타는 당뇨병 환자들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혈당을 확인하고,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연속혈당측정기의 혈당 측정 센서와 직접 연결해 실시간 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연속혈당측정기 업체들이 실시간 혈당 수치를 보여주는 앱을 직접 운영하고 있지만, 의료기기 업체들이 만든 앱은 의사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라 메뉴와 결과가 전문 용어로 구성돼 해석이 어렵다. 반면 파스타 앱은 일반인들도 해석이 쉬워 스스로 맞춤형 관리를 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지금까지 출시된 혈당 관리 앱은 연속혈당측정기로부터 직접 측정 정보를 받는 것이 아니라, 연속혈당측정기 업체 앱에 등록된 정보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실시간 관리를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파스타는 실시간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앱은 연속혈당측정기 혈당 정보를 받는 데 30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황 대표 설명이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인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와 미국 덱스콤의 G7를 쓰는 사람은 파스타를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파스타를 노보 노디스크의 인슐린 펜 ‘말리아 스마트 캡’과도 연동할 계획이다. ‘말리아 스마트 캡’은 인슐린 주사기의 약물 투약 용량과 주사 시간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앱이다. 파스타에 ‘말리아 스마트 캡’으로 투약한 인슐린 양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식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연속혈당측정기 판매 수익을 제조사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연속혈당측정기 가격을 덱스콤 G7 10일분 1개에 10만원, 케어센스 에어 15일분 1개에 8만원으로 책정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연속혈당측정기 구입 비용의 70%를 건강보험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파스타는 음식을 촬영하면 종류·영양소·열량 등을 알려주는 ‘비전 AI’ 기능을 넣었고, 혈당 관리에 대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 등을 구분해 보여주는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밖에 카카오톡 친구와 혈당 수치를 공유할 수 있고, 이렇게 환자가 수집한 혈당 정보를 의사가 웹으로 확인하고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대시보드 ‘파스타 커넥트 Pro(프로)’도 함께 선보인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한국 시장에 서비스가 안착하면 다음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이르면 2026년에는 미국과 중동에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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