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드 가이던스 넓힐까요"…모교 찾은 한은 총재의 고민

세종=유재희 기자 2024. 2. 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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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한지, 그렇다면 어느 정도 시계(horizon)까지 확장해서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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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한지, 그렇다면 어느 정도 시계(horizon)까지 확장해서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수단이다. 한은은 이른바 '한국형 점도표'를 제시해왔다. 3개월 시계에서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금융통화위원들의 견해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 총재는 1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2024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만찬 연설'에서 "한국형 점도표라 불리는 방식을 발표한 지 1년 반 정도 지났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실증 분석이 제한적이나마 가능해 그 답을 학계와 함께 찾아보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중개지원대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경제상황과 중소기업·지역 금융동향 등을 감안, 정한 한도 범위 내에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실적 등에 따라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한은은 현재 약 30조원 규모로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제로금리 하한에 직면할 경우 금융중개지원대출은 금리정책을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중앙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제로금리 하한에 직면할 때 금융중개지원대출이 중앙은행의 정책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는지 근본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추세적 물가 상승)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는 중립금리 추정은 통화정책 기조 판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이라며 "대외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개방경제에서 대내외요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때 중립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므로 연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대비한 중앙은행 대출제도 개선 문제도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대출은 개인 대출이 아닌 중앙은행이 최종대부자로서 금융기관에 하는 대출이다. 한은의 통화정책 수단 중 하나로 단기시장금리 변동성을 제어하거나 일시적인 결제 부족 자금을 지원, 지급 제도를 원활히 하는 수단이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비은행금융기관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행 한국은행법으로는 검사 및 자료조사가 용이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비은행금융기관을 자금조정대출의 대상 기관으로 포함하기 위해선 감독·조사 측면에서 정부와의 공조가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단기자금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최적의 공개시장 운영 방식은 무엇인지, 또 공개시장 운영 시 통화안정증권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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