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메이저리거' 이정후 "가장 맞붙고 싶은 상대는 야마모토"[일문일답]

심규현 기자 2024. 2. 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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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맞대결 하고 싶은 상대로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를 뽑았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했다.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508억원) 대형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10월 이정후의 홈 고별전에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직접 찾아와 이정후의 모습을 관찰하는 등 이정후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2023시즌 내내 중견수 고민이 있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을 선사하며 그를 영입했다. 

이제 메이저리거로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정후는 출국 전 앞으로의 목표와 현재 몸상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맞붙고 싶은 상대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이하 이정후 일문일답

-출국 앞둔 소감

이제 실감이 난다. 항상 팀원들과 출국했는데 혼자 출국하게 됐다. 기분이 이상하다. 

-최근까지 어떻게 지냈나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했다. 밖에서 할 수 있는 기술훈련만 남았는데 따뜻한 곳에 가서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구단에서도 시설 사용을 허락해 줘서 내일부터 애리조나로 넘어가 훈련할 계획이다. 마음가짐이나 몸상태는 실전에 가깝다. 

-조기 출국하는 이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제약이 있다. 야외 훈련만 남았다고 생각했고 아직 팀원들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훈련 시설도 잘 모르기 때문에 먼저 가서 경험하고 싶어 조기 출발을 결정했다. 

-이날 MLB.com에서 샌프란시스코의 2024시즌 주목해야 할 키포인트로 이정후를 뽑았는데 호의적인 미국 예상에 대한 생각

아직 뛰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좋은 예측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적응이라고 생각한다. 적응 잘해서 예상대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정후.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미국에 갈 때와 지금의 차이는

출국하는 분위기가 다르다. 잘 모르겠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이제 정말 나가면 동료들이 없다. 새로운 동료들과 야구를 해야하고 먼저 친해지기 위해 노력도 해야 한다. 캠프 시작하면서 새 동료들을 만나고 새 시설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면 더 와닿을 것 같다. 

-최근 인터넷에서 횟집에서의 사건이 화제였는데

봤는데 깜짝 놀랐다. 다만 떠도는 소문과 같이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나갔다 들어오지도 않았고 밥 먹고 나가는 길에 (사인을) 다 해드린 건데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 지난해 수술한 후 휴식 기간에 생긴 일이었다.

-출국 전에 아버지인 이종범이 무슨 이야기를 했나

몸 건강히 다녀오라고 말했다. 아버지도 연수 계획이 있다. 아마 같이 집에서 생활할 것 같아 크게 따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입단식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이 화제였다. 한국에서도 영어 공부를 했나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한국에 있을 때 1,2시간 이렇게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에 한국어를 사용하니 까먹는다. 미국에 있었을 때는 통역도 있었고 집에서 과외를 받았다. 과외 후 배운 것을 바로 사용했는데 한국은 쉽지 않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면 지난번처럼 배운 것들을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공부해서 동료들과 잘 어울리겠다. 

-먼저 떠난 김하성이 '봐주지 않고 다 잡겠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봐준다면 그건 팀 투수들과 팬분들께 예의가 아니다. 경기할 때는 사적인 감정을 다 빼고 선수 대 선수로서 맞붙겠다. 저 또한 (김)하성이 형이 치는 공은 이빨로라도 잡겠다.

이정후. ⓒ연합뉴스

-이번 시즌 목표나 슬로건이 있나

잘 모르겠다. 미국에서 어느 정도까지 야구를 잘할지 모르겠다. 일단 첫 방문이고 해봐야 안다. 적응을 최우선으로 삼겠다. 

-김하성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을 텐데 제일 와닿았던 조언은 무엇이었나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을 보게 될 테니 그냥 와서 느껴 봐라'고 말했다. 특정 선수의 공이 어떻다, 이런 조언보다 '와서 느껴라'와 같은 조언을 많이 해줬다. 빨리 가서 느끼고 싶다. 

-두렵지는 않냐

몸에 맞지만 않으면 두려울 건 없다. 맞으면 아파서 무섭겠지만 막상 타석에 들어서면 두려운 것보다 '이런 공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으로 보인다. 또 그 공을 치기 위해 더 노력할 것 같다. 

-가장 상대하고 싶은 투수와 첫 시즌 목표는

적응이 첫 번째 목표다. 적응만 잘하면 거기에 맞춰 개인적인 목표를 세울 거라고 생각한다. 가장 상대하고 싶은 선수는 다저스의 야마모토다. 같은 지구로 오게 됐는데 국가대표 경기에서 만났을 때랑 리그에서 만났을 때 다른 느낌일지 궁금하다. 

-계약 총액이 1억달러가 넘는다.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있나

책임감은 있지만 부담감은 없다. 물론 제가 잘해야지 뒤에 한국에서 도전하는 후배들이나 다른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하성이 형이 잘해 제가 좋은 대우를 받은 것처럼 제가 잘하면 한국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나 대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책임감은 있지만 많은 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부담되지는 않는다.

-사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집에서 나오기 전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무슨 음식을 해주셨나

미역국에 소고기를 구워주셨다. 나가기 전 '잘하고 오라'고 말씀해 주셨다.

-키움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에서 만날 계획이라고 전해 들었는데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키움 캠프와 샌프란시스코 훈련장과 가깝다. 또 제 거주지와 키움 숙소도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 같이 놀러 오기로 했다. (김)혜성이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는데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김)혜성이와 7년 동안 같이 뛰었는데 그렇게 성실하고 하나의 목표를 설정했을 때 그것만 보고 정말 열심히 한다. 이제 하나의 목표를 설정했으니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좋겠다. 

이정후. ⓒ연합뉴스

-최근 아버지인 이종범이 KIA 타이거즈 감독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민감한 문제고 감히 한 팀의 감독 자리에 대해 언급할 그런 선수도 아니다. (KIA 감독이) 공석일 때마다 그런 얘기가 나왔지만 직접적으로 연락이 온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 얘기하기 조심스럽다. 이 부분은 아버지 인생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간 모습을 키움 브이로그로 찍은 것과 신인 OT에도 참여했다. 키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은데 어떤 이유에서 이를 진행했나

키움 신인 선수들과 얘기를 한 건 선수들이 질문하면 대답하는 형식이라 편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공교롭게 일정이 겹쳐서 진행했다. 브이로그는 원래 비시즌에 한 번 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미국 갔을 때 생각이 났다. '보여드리면 어떨까' 생각해서 간단하게 찍었다. 

-7년전 신인으로 공항에 나섰을 때와 지금 중 언제가 더 떨리나

7년전이 더 떨린다. 지금은 기대된다. 그때는 프로선수로서의 첫 시작이어서 떨렸고 긴장됐다. 지금은 선배들도 없고 꿈을 이루고 가는 거기 때문에 기대된다. 

-'처남' 고우석에게 한 마디

(고)우석이도 잘했으면 좋겠다. 같이 잘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같이 좋은 성적 거두면 좋겠다. (고)우석이는 (김)하성이 형도 있으니 적응하는 데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부상 없이 원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이전에 김하성과 함께 있었는데

-1주일 전에 감독님과 타격코치님 세 분이랑 전력분석 팀장이랑 화상회의를 한 번 진행했다. 우선 적응하는 데 있어서 모든 걸 다 도와주겠다고 말씀 해주셨다. 또 한국에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테니 해줘야 되는 게 있으면 부담 없이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항상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가족들도 함께 미국에 가나

잘 모르겠다. 아버지는 연수 때문에 넘어올 예정이다. 어머니도 아마 샌프란시스코 집 계약 문제를 도와주기 위해 한 번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팬분들께 한마디

공항까지 나와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많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기대에 보답해 들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에서의 모습을 미국에서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은퇴하는 날까지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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