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韓·美, 금리 당분간 안 내린다"

이미선 2024. 2. 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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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최고 당국자가 일제히 통화긴축 기조가 좀 더 지속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와 달리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좀 더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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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긴축 기조 장기간 지속"
파월도 "3월 인하 가능성 낮아"
물가 안정 기조 뚜렷하지 않아
고금리 기조 좀 더 길어질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최고 당국자가 일제히 통화긴축 기조가 좀 더 지속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와 달리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좀 더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물가 안정 기조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년 한국경제 전망' 기조연설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이 크므로 섣부른 금리 인하 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안정 데이터를 확인하며 긴축기조는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기 금리 인하가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다시 한번 던진 셈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후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물가가 목표 수준(2%)까지 안착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연말 3%대 초반까지 내려왔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이라는 물가 상방 압력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요국의 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모두발언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가 축소되면서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와 관련, "소비 회복세가 더디지만, 수출 개선으로 성장률이 지난해 1.4%에서 올해 2.1%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는 고금리 영향으로 성장 흐름이 둔화할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부진했던 상품교역 중심으로 세계교역은 점차 회복되고, 한국은 소비 회복세는 더디나 수출 개선으로 성장세를 확대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로 네 차례 연속 동결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동결 결정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3월 FOMC 회의 때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언급했다.

하건영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월 FOMC는 시장 기대보다 매파(통화긴축)적이었다"며 "아직까지 물가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해 금융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한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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