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美 출국’ 이정후 위대한 도전 본격 시작…“ML 진출 실감나, 김하성 공은 이빨로라도 잡겠다”

최민우 기자 2024. 2. 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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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최민우 기자 / 이충훈 영상기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위대한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구단에서 제공한 실내 연습장에서 개인 운동을 진행한 후 2월 중순 애리조나주 스코츠테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스프링트레이닝에 합류할 예정이다.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이정후는 “이제 메이저리그에 가는 게 실감이 난다. 항상 키움 히어로즈 팀원들과 함께 출국했는데, 혼자 나오니까 더 그렇다. 많은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 하는 것도 기분이 남다르다. 빨리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야구 팬분들도 많은 기대를 해주고 계시는데,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꼭 잘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 야구를 평정한 이정후다. 휘문고를 졸업한 이정후는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1차 지명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정후는 데뷔 시즌부터 남다른 활약을 펼쳤다. 144경기에서 타율 0.324 출루율 0.395 장타율 0.417을 기록하며 신인왕 타이틀 홀더가 됐다.

이후 계속해서 성장곡선을 그린 이정후는 2022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142경기에서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타율 0.349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기록했다.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안타, 타점 부문 1위에 올라 타격 5관왕을 차지했다. 엄청난 활약을 펼친 이정후는 리그 MVP까지 차지하며 KBO리그를 평정했다.

▲ 이정후 ⓒ곽혜미 기자

이정후의 활약상은 태평양 건너 미국에까지 전해졌고, 복수 구단이 이정후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이정후는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를 보낸 샌프란시스코를 택했고,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7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뤄냈다.

이미 이정후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적응한다면,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이 그랬듯이 이정후도 타격 능력을 뽐낼 수 있을 거라 내다보고 있다.

미국 매체 ‘야후 스포츠’는 “이정후는 각종 기록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콘택트 능력이 강점이다. 김하성처럼 이정후는 타석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면 스타가 될 잠재력이 있다”며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개막전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낙점했다. 멜빈 감독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는데, 이정후가 모든 경우에서 1번 타자였다. 수비 위치는 중견수가 될 것이다”며 이정후가 곧장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라 전했다.

▲ 이정후 ⓒ곽혜미 기자

다음은 이정후와 일문일답.

- 출국하는 소감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는 사실이) 이제야 조금 실감이 난다. 항상 키움 팀원들과 함께 출국을 했는데, 이제 혼자 나가게 됐다. 또 많은 취재진이 공항까지 와준 덕분에 더 실감이 나는 것 같다. 기분이 이상하다.

- 비시즌 어떻게 보냈나.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했다. 이제 실외에서 해야 하는 기술 훈련만 남았다. 따뜻한 곳에 가서 빨리 훈련을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구단에서도 시설을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애리조나에서 바로 훈련할 계획이다. 마음가짐은 실전을 치러도 될 정도다.

- 일찍 출국하는 이유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이 제약되어 있다. 야외에서 해야 하는 훈련만 남았다. 미국으로 간다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샌프란시스코 팀원들도 못 봤다. 팀 훈련 시설도 잘 모른다. 먼저 가서 경험해보고, 동선도 빨리 익히고 싶은 마음에 빨리 출국하게 됐다.

-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타율은 메이저리그 상위에 랭크될 것이라 예측하던데, 본인 생각은.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경기를 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 좋은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적응이라고 생각한다. 최우선 과제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정해서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 미국 출국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과 다른 점은.

출국하는 분위기도 다르다. 아직 얼떨떨하다. 동료들과 함께 나가는 것도 아니고 혼자 나간다. 이제 가게 되면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야구를 해야 한다.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하고, 또 친해지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새로운 동료들과 새로운 시설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하고 연습을 한다면, 메이저리거가 됐다는 사실이 실감날 것 같다.

▲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입단식 당일 영어로 자기 소개를 했던 게 화제였다. 한국에서도 영어를 공부했나.

한국에 있을 때는 단 한 번도 영어를 쓰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한 두 시간 영어 공부를 하고 또 나머지 시간에는 계속 한국어를 쓰다보니까 영어를 잊게 되더라. 미국에서는 훈련할 때 통역이 붙지 않았고, 바로 영어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쉽지 않더라. 이번에 미국에 가서는 지난번처럼 배운 것들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김하성이 ‘이정후의 공을 다 잡아내겠다’고 했다. 답을 해준다면.

당연한 일이다. 사실 봐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같은 팀 투수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또 우리 팀 경기를 보러온 팬 분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정말 경기를 할 때는 사적인 감정을 다 빼고 선수 대 선수로 경기를 하겠다. 김하성이 친 공은 이빨로라도 잡아내겠다. 김하성과 스프링캠프지도 가깝다. 만날 수 있다면,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볼 생각이다. 김하성이 워낙 잘 알려줬다. 올해 김하성도 좋은 성적을 거둘 일만 남았다. FA를 앞두고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있다. 아프지 않고 하던대로만 했으면 좋겠다.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

- 목표를 설정했나.

아직 경기를 뛰어보지 않았다. 내가 미국에서 야구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해봐야 알 것 같다. 나도 해외 진출이 처음이다. 적응을 제일 신경 쓰고 있다. 적응만 잘한다면 그 이후에는 좋은 타율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응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김하성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을 것 같은데, 가장 와닿았던 말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을 보게 될 거라 하더라. 메이저리그에서 직접 느껴봐야 한다고 했다. 어떤 투수의 공은 이렇고, 또 다른 투수의 공은 어떻다는 말은 안했다. 나도 빨리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공을 느껴보고 싶다. 처음 보는 공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정후 ⓒ곽혜미 기자

- 기대가 더 많이 되는 것 같은데.

두려울 건 없다. 나를 맞추지만 않는다면 두렵지 않을 것 같다. 맞으면 아프다. 막상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두려움보다, 이런 공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또 그 공을 치기 위해서 노력할 것 같다.

- 가장 상대하고 싶은 투수가 있나.

LA 다저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해보고 싶다. 같은 지구에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 국가대표 경기 때도 상대해봤다. 메이저리그에서 만났을 때는 다른 느낌일 것 같다. 맞대결이 궁금하다.

-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도 1억 달러는 큰 돈이다.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느껴지나.

책임감은 느낀다. 부담감은 없다. 그렇게 많은 돈을 받고 잘해야 후배들이 좋은 대우를 받고 미국에 진출할 거라 생각한다. 김하성이 잘 했기 때문에 나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내가 잘하면 한국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나 대우가 더 좋아질거라 생각한다.

- 키움 김혜성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미국에서 만나기로 했나.

키움 캠프지가 가깝다. 자동차로 15분이면 가더라. 우리 집에 놀러오기로 했다. 김혜성도 좋은 결과를 낼 거라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7년 동안 함께 했는데, 그렇게 성실한 선수는 못봤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만 바라보고 하는 선수는 없었다. 분명히 좋은 결과를 낼 거라 생각한다. 부상만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밥 멜빈 감독과 이야기를 했나.

일주일 전에 화상 인터뷰를 했다. 멜빈 감독과 타격 코치와 미팅을 했는데, 내가 적응하는 데 모든 걸 도와주겠다고 하더라. 편하게 하라고 했다. 한국에서 보여줬던 성적을 메이저리그에서도 보여줄 거라 믿는다고 했다. 필요한 게 있거나, 구단에서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모두 요청하라고 했다. 항상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했다.

▲ 이정후 ⓒ곽혜미 기자

- 팬들에게 한마디.

공항까지 나와 준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됐다. 많이 기대해주는 만큼, 내가 잘해서 한국에서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 미국에서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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