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칸만 있는 건 차별...약한 남성들 전용칸도 만들어달라”
일본 약자 남성센터 시위 나서
“남자도 힘들어요” 호소에
여성들 “몸 더듬지나 마”
성별 갈등 심화되는 양상
지난 해 9월 일본 SNS에 공유됐던 영상이다. 이 영상은 7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은 ‘일본 약자 남성 센터’라는 비영리 조직이 만든 것으로 실제 사건에 기반하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영문판 ‘닛케이 아시아’는 이 사례를 보도하면서 이 같은 오인은 ‘치명적 실수’로, 성폭력 혐의가 확정될 경우 해당 남성은 심각한 처벌에 직면하게 되고 이로 인한 낙인이 평생 따라붙는다고 설명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시선이 불공평 하다고 주장하는 일본 남성들과, 이를 반박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최근 들어 일부 일본 남성들이 “남성도 성추행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남성 전용 열차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도쿄에서 단체로 열차에 탑승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당 시위를 주도한 히라타 토모타케 ‘일본 약자 남성 센터’ 이사는 “남성들도 열차를 안전하게 이용하고 싶어한다. 남성들도 열차내에서 추행을 당할 수 있고 가정 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며 “하지만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로 잠재적 가해자라는 시선을 견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남성들도 나름대로 불만이 많다. 여성들의 분노가 실제 범죄를 저지른 남성들 뿐 만이 아니라 남성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 일본 남성은 닛케이 아시아에 “사회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포식자로 낙인찍고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위로받고 보상받아야할 피해자로 인식한다. 남성한테 주어지는 건 비난과 손가락질 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닛케이아시아는 출저가 특정되지 않는 보고서를 인용해 일본 여성 3명 중 1명은 평생 1번 이상 성추행을 당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엔데믹과 함께 재택근무가 속속 종료되면서 일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때 발생한 성추행 사건이 1년전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타마현의 경우 지하철 내 성추행이 250% 늘었다는 보고도 나온다.
일본 여성들 사이 성추행 등 피해를 당하면 반드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관련 캠페인들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남녀를 아예 분리하려는 시도도 그 일환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2000년대 초 이미 도쿄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성 전용 열차를 도입했다. 해당 열차는 여성들에게 더 쾌적한 승차환경을 제공했으나 출퇴근 시간에만 운영되고 차량 숫자가 한, 두 량에 불과하다보니 혼잡도가 올라가며 문제를 일으켰다. 여성들 사이 자리 확보를 위한 광란의 쟁탈전 등 웃지못할 촌극이 발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일본 대중교통에서 성추행이 기적적으로 근절되지 않는 한, 이 같은 논란은 계속될 것이고 어디로 향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일본은 세계경제포럼(WEF)등 주요 기관 조사 때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 중 성평등도가 가장 낮게 나오는 나라다. 선진국에 걸맞지 않은 낮은 여권은 일본을 비판할 때 언급되는 단골 메뉴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는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고정적 성별 인식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면서 성별 갈등도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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