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3월 금리인하 일축…들떠있던 금융시장 ‘제동’

전슬기 기자 2024. 2. 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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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 연준은 지난 30∼31일(현지시각)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를 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첫 정책금리 인하 시기를 5월은 61.3%의 확률로, 6월은 56.4%의 확률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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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연 기자회견 도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통화정책 전환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부터 전세계 투자자들이 조기 정책금리 인하에 ‘베팅’하자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에 과열됐던 금융시장은 5∼6월로 예상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고 나섰다.

앞서간 시장에 제동 건 연준

미 연준은 지난 30∼31일(현지시각)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해 말 정책금리 인상 종료를 공식화한 연준은 이번에도 완화적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정책결정문에선 종전 결정문에 있던 ‘그 어떠한 추가 긴축’(any additional policy firming)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연준은 동시에 시장 과열에 대한 단속에도 나섰다. 조기 정책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는 금융시장에 제동을 건 것이다. 전세계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 연준이 통화정책 전환 방침을 밝히자 올해 3월 정책금리 인하를 예측해왔다. 이런 기대가 투자에 반영되면서 각국 주가가 크게 오르고 채권 금리는 떨어졌다. 연준보다 시장이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1일 기자회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정도의 확신을 가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정책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건 강한 성장세 때문이다. 고금리에도 미국 경제는 회복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은 3.3%(연율 기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를 뛰어넘었다. 반면 물가는 아직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연준이 핵심 지표로 간주하는 물가지수) 상승률은 2.9%로 연준 목표치(2.0%)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일러야 첫 금리 인하는 5∼6월

연준이 조기 정책금리 인하를 일축하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5∼6월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를 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첫 정책금리 인하 시기를 5월은 61.3%의 확률로, 6월은 56.4%의 확률로 예측했다.

연준의 신중한 행보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에 선을 긋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사견으로 올 상반기 내엔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도 불확실해지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훨씬 더 늦춰질 수 있다.

그간 한은은 국내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가 미국보다 느린 점에 주목해왔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소비자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물가상승률 고점(2022년 7월, 6.3%)이 미국(2022년 6월, 9.1%)보다 낮았으나, 떨어지는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은 3.2%다.

이 총재는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 연설에서 “(한국은) 주요국 대비 금리를 천천히 올렸기 때문에 주요국이 빨리 내린다고 해서 우리도 그 속도로 내리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올해 연간 물가 전망을 2.8%에서 2.2% 정도로 낮추려고 한다. 실제 2.2%로 내려간다면 우리나라보다 미국이 더 빠르게 물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이엠에프는 지난 30일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자료에서 미국 물가 상승률을 올해 2.2%, 내년 1.9%로 추정하는 각주를 달았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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