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의료수가 인상에 10조 투입 [정부, 의료개혁 패키지 발표]
지자체·대학 협력… 재정지원 등 혜택
3년간 500억 투입 진료네트워크 구축
비급여 끼워넣는 ‘혼합진료’ 원천 차단
도수치료·백내장 수술 우선 규제 방침
의료사고 형사책임 경감 특례법 추진도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꾸려 공론화
전문가 “구체적 실행계획 안 보여” 비판
정부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한다. 의대생(의사)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정부·지자체·대학 등과 계약을 맺고, 장학금이나 주거 지원 등을 제공받는 대신 일정 기간을 지역에서 근무하는 제도다.
尹 “지금이 의료개혁 골든타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이 일부의 반대나 저항 때문에 후퇴한다면 국가의 본질적인 역할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방안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이다. 일정 기간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2월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지역의사제’와 비슷하다. 다만 지역의사제의 경우 법에 따라 대학 입시 단계에서부터 지역 의사를 선발·할당하는 방식이고, 위반 의사(의대생)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의 경우 본인의 의사에 따라 정부·지자체·대학과 계약을 맺고 이에 따라 지역 필수의료 분야 등에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해당 지역의 의사 확보 노력을 하면 그에 따른 의대 정원 추가 배분, 재정 지원, 시범사업 연계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정부는 지역 인재가 의대에 입학할 경우 해당지역에 체류하는 효과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고 지방 의대의 지역인재 전형 의무선발 비율도 대폭 높일 계획이다. 지역 상급종합병원, 2차 병원, 전문병원, 의원 등 종별 병원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이들 병원 간 진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지역의료 혁신시범사업’에 3년간 500억원을 투입한다. 일부 상급종합병원은 ‘고도 중증진료병원’(4차 병원)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편을 검토한다.
정부는 도수치료와 백내장 수술 같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를 끼워 진료하는 혼합진료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손보험 혜택도 줄여 건강보험 법적 본인부담금을 실손보험이 보장할 수 없게 할 계획이다. 비급여 과잉 진료가 비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의 돈벌이가 되는 현실을 개선해 인력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혼합진료는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물리치료를 같이 받는 게 대표적이다. 백내장 수술과 체외충격파, 영양수액 등 주사제도 혼합진료에 많이 활용된다. 중증 진료와 관련 없으면서 보험 지출은 높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선 혼합진료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비급여와 급여 진료를 같이 받을 수는 있지만 이때 건강보험은 모두 적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날 발표한 정책의 방향성은 맞지만 구체적인 대책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통화에서 “이전과 비교해 훨씬 더 체계적이고 대책이 포괄적이지만 구체적인 내용, 즉 ‘어떻게?’라는 부분이 없다”며 “1년 전에 나왔으면 참 좋은 대책이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한 논의를 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실행 계획이 아닌 로드맵 수준의 계획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이정우·이정한·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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