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의 메기 vs 승자의 저주...제4이통사 바라보는 혼재된 시선
치열한 경매 끝에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통사 자격을 얻었다. 스테이지엑스는 20년 넘게 굳어진 통신시장 과점 체제를 깨고 경쟁을 촉진해 달라는 큰 과제를 받았다. 그러나 과열된 경매로 지나치게 오름 주파수 가격과 5G 28㎓ 주파수의 한계, 자본력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진짜 '메기'가 되기는 힘들 것이란 우려가 크다.
LTE보다 20배 빨라 '진짜 5G'로 불리는 28㎓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용 단말기도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만 폭스콘 내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 관련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도 맺은 상태이며 삼성·애플·구글 등과 전략적 제휴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만큼 스테이지엑스가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있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에 4000억원의 정책금융과 함께 기존 이통3사의 필수설비를 무료로 개방해주고 이들의 3.5㎓ 망을 로밍(공동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테이지엑스와 제4이통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미래모바일의 윤호상 대표는 "28㎓에 로밍 모델로 가면 구축 의무가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비가 훨씬 적어 저렴한 통신요금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 28㎓ 시장이 서서히 확대되는 만큼 스테이지엑스가 새 서비스를 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있다. 미국에는 버라이즌과 T모바일 등 통신사에서 일부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28㎓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Z시리즈, 애플의 아이폰 등 미국에서 판매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28㎓ 안테나가 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인도·브라질 등 30개가 넘는 국가에서 28㎓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5G 28㎓ 기지국 1대당 2000만~3000만원인데다 추가 필수 설비도 필요하다. 신규 사업자는 총 6000개의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중간 금액인 2500만원으로 계산하면 대략 1500억원이 된다. 운영비·마케팅비·추가투자 등을 제외하고 순수 초기 구축 비용으로만 적게는 6000억원 많게는 1조원이 필요하다. 게다가 28㎓는 속도가 빠르고 전송량이 크지만 회절성이 낮아 기지국을 촘촘하게 깔아야 한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이통3사조차 포기한 사업이다.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가 "28㎓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기술, 그리고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고려해 경매가를 결정했다"고 했고, 스테이지엑스 입찰대리인인 한윤제 스테이지파이브 전략담당이사도 "이미 알려진 대로 (8000억원 규모) 투자유치는 가능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확인하지 못한 시장의 우려는 크다. 스테이지엑스는 오는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주파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승자의 저주'가 확실히 생길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정부의 지원만 '먹튀'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므로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지엑스가 통신시장에서 오히려 '메기를 죽이는 메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민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이 지난해 12월21일 발표한 보고서는 "2012~2020년 사이 OECD 24개국을 분석한 결과 신규 MNO(통신사) 진입으로 독립 MVNO(알뜰폰사업자) 점유율 증가는 둔화되고, 기존 MNO 자회사 MVNO의 점유율만 늘어났다"며 "이는 기존 MNO가 자회사 MVNO를 통해 MNO로부터 가입자를 방어하고자 하는 전략을 세우기 때문"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제4이통사 탄생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이통3사를 견제하는 알뜰폰 업계가 오히려 힘을 잃게 되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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