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육포 소동’ 생각나는 尹의 ‘십자가 그림’ 불교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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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시절 불교계로 전달된 자유한국당의 '육포 선물' 소동을 떠올리게 하는 일이 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는 십자가 등을 포함한 그림이 동봉된 윤석열 대통령의 설 선물이 불교계로 전달되면서, 일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자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배척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대통령실이 진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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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보낸 선물에 십자가 그림과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기도문 등 포함돼
대통령실 “앞으로 좀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
2020년 자유한국당은 ‘육포’ 선물 불교계로 보냈다가 황급히 회수
황교안 대표 시절 불교계로 전달된 자유한국당의 ‘육포 선물’ 소동을 떠올리게 하는 일이 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는 십자가 등을 포함한 그림이 동봉된 윤석열 대통령의 설 선물이 불교계로 전달되면서, 일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자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배척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대통령실이 진땀을 흘렸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31일 설 명절을 앞두고 제복 영웅·유가족, 사회적 배려계층, 종교계, 각계 원로 등에게 전통주와 전국 각지 특산물, 손글씨 카드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선물에는 십자가와 성당 등이 들어간 국립소록도병원 한센인 환자들의 그림 작품이 동봉됐는데,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로 시작하는 한센인 환자의 기도문 등이 들어간 선물이 불교계로 보내지면서 일부에서 종교 편향이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을 직접 찾아 사과했다.
이 실장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만나 “저희가 많이 부족하고 생각이 많이 짧았다”며 “결례를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이렇게 빨리 오셔서 직접 말씀해주시니까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이게 무슨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조처해달라”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불교계로 보낸 선물을 회수해 다시 발송하기로 했다. 배송 중인 선물은 우체국에서 반송시켜 새로 포장해 보내고, 선물을 이미 받은 인사들에게는 따로 사과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차례용 백일주(충남 공주)·유자청(전남 고흥)·잣(경기 가평)·소고기 육포(강원 횡성) 등으로 구성한 기존 세트에서 불교계를 고려해 백일주와 육포를 아카시아꿀(충남 논산)과 표고채(강원 양양)로 대체하는 세심함을 발휘하고도 논란에 휘말렸다.
아울러 이번 해프닝은 황 대표 시절 한국당의 ‘육포 회수’ 소동을 떠올리게도 한다.
2020년 1월 조계종 총무원 등에 육포가 설 선물로 도착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한국당이 곧바로 직원을 보내 해당 선물을 긴급 회수한 바 있다.
당시 황 대표는 국회에서 ‘육포 논란’이 거론되자 “조계종에 그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당 사무처가) 배송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는데, 정확히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말했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황 대표는 같은 해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다른 정치인과 달리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하지 않아 조계종의 ‘깊은 유감’ 입장도 들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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