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로 본격 출발하는 이정후 “야마모토와의 맞대결 기대…하성이 형 공은 이빨로라도 잡겠다”[스경X현장]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에서 뛸 이정후(26)가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 걸음을 내딛었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지난 겨울 이정후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무대에 도전했고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503억원)라는 엄청난 액수에 계약 도장을 찍었다. 포스팅시스템을 거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고 액수 신기록도 세웠다.
샌프란시스코 현지 언론들은 벌써부터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훈련을 해 온 이정후는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2024시즌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차려진다.
리그 최고의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고 워낙 거액에 계약한만큼 이정후를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공항에는 수십명의 취재진은 물론 팬들도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많은 플래시 세례를 한 몸에 받은 이정후는 “이제 좀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항상 팀동료들과 출국했는데 혼자 출국하고 혼자 인터뷰하니까 실감이 나는 것 같다. 기분이 좀 이상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출국하기 전까지 최대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지금 미국으로 나가는 이유가 더 이상 실내에서 할 훈련도 없다. 2주 전에 나갔어도 솔직히 상관없을 정도로 이미 실내 훈련은 끝난 상태였다. 더이상 한국에서 하기는 무리가 있어서 빨리 나가고 싶었는데 비자 발급 등 해야할 일들이 남았다. 몸 상태는 실외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을 다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미국으로 넘어가자마자 샌프란시스코의 구단 시설에서 훈련을 할 생각이다. 좋은 시설이 있기 때문에 훈련하다보면 몸도 더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설에 대한 적응도 해야되서 오늘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컨디션은 최상의 상태다. 지난해 수술을 받은 발목도 지금은 완전히 건강해졌다. 이정후는 ”몸 상태도 좋고 수술한 부위도 좋다. 이제 실전을 바로 들어가야되는 입장에서 실전 감각만 익히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먼저 미국으로 진출한 선배인 김하성(샌디에이고)과의 맞대결도 고대하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달 20일 먼저 미국으로 출발하면서 ”정후가 나에게 치면 봐주는 것 없이 다 잡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의 올 시즌 정규시즌 맞대결은 3월 29일부터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홈 개막 4연전이다.
이정후 역시 진심으로 대결을 펼칠 생각이다. 그는 ”봐주면 같은 선수들에게도 예의가 아니고 우리의 플레이를 보러 온 팬분들에게도 아니다“라며 ”경기할 때는 사적인 감정 다 빼고 선수대 선수로서 경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형이 나에게 치는 건 정말 이빨로라도 잡겠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이정후가 미국 진출에 대한 결심을 굳힌 후 가장 많은 조언을 얻은 이는 김하성이다. 이정후는 ”형이랑 스프링캠프지도 같아서 만날 수 있으면 만나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볼 것이다“라며 ”형이 (FA 자격을 얻는)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아프지 않고 항상 하는대로 잘 해서 좋은 성적 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올시즌 활약의 가장 관건은 ‘적응’이다. 이정후는 ”처음 가는 것이고 해봐야지 알기 때문에 적응을 최우선적으로 삼아야할 것“이라며 ”이후에 내가 에버리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 보이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상대할 생각에 기대가 된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이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들을 보게 될거니까 와서 느껴보라고 했다“라며 ”나를 맞추지만 않는다면 두려울 건 없다. 막상 타석 들어갔을 때에는 이런 공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고 공을 치기 위해 더 노력해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가장 기대되는 맞대결은 LA 다저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야마모토 역시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를 화끈하게 달군 인물 중 하나다. 이정후와는 국제 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이정후는 ”야마모토와 같은 내셔널리그에 속하게 됐다. 국가대표 경기에서 만났을 때와 리그 경기에서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고 한번 쳐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줌 미팅을 통해 소통했다는 그는 ”내가 적응을 하는데 있어서 모든 걸 다 도와주겠다고 말씀해주시고 편하게 하셨다“며 ”한국에서 보여줬던 모습 보여주면 되니까 우리가 해줘야되는게 있으면 부담없이 다 이야기하라고 하셨다. 우리는 항상 너를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빨리 캠프에서 준비 잘 해서 기대에 보답해드려야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을 응원할 한국의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정후는 ”많이 기대해주시는만큼 기대에 보답해드릴 수 있도록 꼭 잘해가지고 한국에서 보인 모습처럼 미국에서도 그런 모습으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공항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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