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처럼 저PBR 종목 공시한다지만 자사주 소각의무 빠져 실효성 의문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4. 2. 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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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 중 내놓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네임 앤드 셰임(Name&Shame)'으로 요약되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증시 부양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를 잘하는 기업과 못하는 기업을 구분해 공개하고, 우수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들이 스스로 주가 부양에 힘을 쏟게 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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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은 기업가치 제고 실패땐
증시서 상장폐지 당할 수도
인센티브 중심 증시 부양책
강제성 없어 효과 크지 않을듯

정부가 이달 중 내놓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네임 앤드 셰임(Name&Shame)'으로 요약되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증시 부양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를 잘하는 기업과 못하는 기업을 구분해 공개하고, 우수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들이 스스로 주가 부양에 힘을 쏟게 하는 전략이다.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투자자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수익비율(PER), 배당수익률 등 주요 투자지표를 기준으로 나열된 업종별 상장사 순위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자산 총계 5000억원 이상인 상장사가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하게 하고, 공시 우수법인을 선정할 때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담는다. 또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들로 구성된 상품지수를 개발해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도 추진한다. 도쿄거래소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우수 기업을 모은 'JPX 프라임 150지수'를 만든 것과 비슷하다.

대주주의 전횡이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후진적인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 배정을 금지하고, 전환사채(CB) 관련 규제를 강화해 대주주가 편법으로 지배력을 높여 상장사를 좌지우지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온라인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확대하고, 상장법인에 이어 비상장법인에도 물적분할을 할 때 반대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내 증시에 투입될 마중물 조성을 위해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최대 2.5배 늘리고,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등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해 기존에는 가입이 불가능했던 금융소득종합과세자에게도 가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부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으로 그간 소액주주들이 요구했던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의무화가 불발된 것이 대표적이다.

당국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인센티브에만 초점을 맞추고 '페널티'가 전무해 사실상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 기업가치 제고에 실패하면 2026년 상장폐지까지 각오해야 하지만, 현재 당국에서는 상장폐지 옵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주주에게 배당을 늘리는 것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히지만, 현행 세제하에서는 대주주의 세금 부담 탓에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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