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유럽 성장격차는 `구조적 문제`…韓도 저출산 문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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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구조적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어느 정도 성장률 격차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도 노동 투입 감소에 따른 성장률 둔화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미국과 유럽의 성장세 차별화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은은 이러한 점을 미루어볼 때 한국도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노동 투입 감소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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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구조적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어느 정도 성장률 격차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도 노동 투입 감소에 따른 성장률 둔화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미국과 유럽의 성장세 차별화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지난 30여년 간 두 배로 확대됐지만 유로지역 경제는 1.5배를 조금 넘는 정도에 머물렀다.
두 국가 간 격차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 확대됐다.
미국은 팬데믹에 대응한 재정 정책이 소비 증가세로 이어졌다. 재정의 상당 부분이 가계에 직접 지원돼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반면 유로 지역에서는 가계에 대한 재정 지원 규모가 미국의 절반 수준에 그쳐 소비 여력이 제한됐다.
에너지 순수출국인 미국과 달리 유로 지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차질에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했다.
또한 유로 지역은 무역 개방도가 높아 수출 감소로 인한 경기 둔화 효과가 미국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났다.
한은은 "단기적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성장률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차별화된 성장을 지속시키는 생산성과 노동력 차이 등 구조적 요인은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미국이 기술 혁신과 고숙련 인재 유치 등에서 유로 지역보다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1990~2016년 미국 내 이민자 인구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했으나 발명가 중 이민자 비중은 16%로 조사됐다. 특허 시장가치 중 이민자가 출원한 특허 시장 가치의 비중은 25%였다. 이민자들이 지식 전파와 역동성 증진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유로 지역은 이민자 중 저숙련 인력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고숙련 이민자 중에는 역내 이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부문에서 세계적인 우위를 점한 데 비해 유로 지역은 관광업과 전통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첨단산업에 대한 정책적 육성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대조된다.
고령화 속도도 성장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유로 지역의 중위 연령은 1990년 33세에서 2021년 42세로 상승한 것과 달리, 같은 기간 미국의 중위 연령은 32세에서 38세로 높아지는 데 그쳤다. 이에 유로 지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0~2019년 연평균 0.1%씩 감소한 반면, 미국은 연평균 0.5%씩 증가했다.
한은은 이러한 점을 미루어볼 때 한국도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노동 투입 감소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인 이민정책과 저출산 정책을 병행해 노동력 감소세를 완화하는 한편, 신성장 산업에도 혁신기업이 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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