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사람있다"는 말에…주저없이 불길에 몸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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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 작업을 하다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의 빈소가 차려진 문경장례식장에는 1일 온종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유족들은 아들과 같은 동료 소방관들을 끌어안으며 오열하기도 해 지켜보는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한 동료 소방관은 "다가오는 설날에는 함께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다"며 "두 소방관 모두 책임감이 강하고 적극적으로 솔선수범하는 동료였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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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차 김수광 소방교
인명구조사 합격 등 열의
작년엔 68일간 수해구조도
특전사 출신 박수훈 소방사
"소방과 결혼" 남다른 애착
구조대 자원 2주만에 희생
尹대통령, 특진·훈장 추서
경북 문경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 작업을 하다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의 빈소가 차려진 문경장례식장에는 1일 온종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소방 공무원 제복을 입은 영정 앞에서 동료 소방관들은 비통한 표정을 지으며 짧은 인생을 살다 간 동료의 넋을 위로했다. 고인의 유족들은 아들과 같은 동료 소방관들을 끌어안으며 오열하기도 해 지켜보는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한 동료 소방관은 "다가오는 설날에는 함께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다"며 "두 소방관 모두 책임감이 강하고 적극적으로 솔선수범하는 동료였다"고 안타까워했다.
모두 미혼인 두 소방관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으로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인명 구조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박 소방사는 특전사 11여단에서 근무했던 중사 출신이다. 그는 '사람을 구하는 일에서 지금보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 2022년 2월 구조 분야 경력경쟁채용에 지원해 임용됐다.
박 소방사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할 만큼 조직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는 태권도 지도자와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도 있는 등 다방면에 걸친 재주꾼으로 알려졌다. 박 소방사는 지난달 17일 다른 부서에서 자신이 원하던 구조구급센터로 발령받아 근무한 지 불과 2주밖에 지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북 구미 출신인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소방관 공개경쟁채용으로 임용된 6년 차 소방관이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조차 취득하기가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하는 등 전문성을 키워왔다. 몸에 밴 봉사정신 덕분에 지난해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명의의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한 동료는 "평소에 참 밝고 성격도 좋았다"며 "이렇게 가다니 너무 허무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소방관은 지난해 7월 경북 북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 당시 문경시, 예천군 등에서 68일간 수색 활동에 나서 실종자들을 찾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번 화재 당시에도 "사람들이 있다"는 공장 근로자들의 말에 두 사람이 가장 먼저 화마 속으로 뛰어들었다. 출동 지령을 받은 뒤 10분 만인 전날 오후 7시 57분께 불이 난 육가공 공장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건물에서 사람들이 대피한 뒤에도 공장 내부에서 추가 인명을 검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수색에 나섰다. 4층 규모 건물 내부를 수색하던 중 화염이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이들은 고립됐고 끝내 건물이 붕괴되면서 탈출하지 못했다. 다음 날 오전 1시 1분과 오전 4시 14분쯤 7m 거리를 사이에 두고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이들이 탈출하기 위해 3층 계단실 입구까지는 다다랐지만 미처 내려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 김수광 소방교와 고 박수훈 소방사에게 각각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와 함께 소방청은 대전현충원 안장 및 국가유공자 지정 등으로 두 소방관을 예우할 방침이다. 오는 7일까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3일 영결식까지 조기를 게양한다. 경북도소방본부는 고인들의 고향인 구미·상주소방서와 경북도청 동락관, 문경소방서 등 4곳에 오는 5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 소방 영웅의 희생 앞에 옷깃을 여미고 삼가 명복을 빈다"며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고귀하다. 두 소방 영웅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추모했다. 이날 빈소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찾아 조문했다.
[문경 우성덕 기자 / 서울 권오균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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