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이는 SNS” 질타에…미 의회 불려나온 저커버그 “죄송”

홍석재 기자 2024. 2. 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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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사람들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었고, 손에 피를 묻히고 있습니다."

3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질타에 자리를 가득 메운 방청객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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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맨 왼쪽)가 31일(현지시각)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틱톡 저우서우쯔 최고경영자의 증언을 듣고 있다. UPI 연합뉴스

“당신들은 사람들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었고, 손에 피를 묻히고 있습니다.”

3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질타에 자리를 가득 메운 방청객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레이엄 의원이 이날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해 비난한 대상은 증인석에 나란히 앉은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의 마크 저커버그, 스냅챗의 에번 스피걸, 틱톡의 저우서우쯔, 엑스(X·옛 트위터)의 린다 야카리노 최고경영자 등이었다. 방청석에선 소셜미디어 폐해로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사람들이 숨진 이들의 사진을 들어 보였다.

이날 청문회에선 2022년 7월 큰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브랜던 구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 사례가 주로 언급됐다. 당시 17살이던 개빈의 사망 원인을 찾던 아버지는 아들이 “누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금품 요구를 받았던 사실을 알게 됐다. 인스타그램에서 만난 성착취 가해자에게 끔찍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아들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피 의원은 아들을 괴롭혔던 메시지가 ‘구피’라는 성을 가진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진 것이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레이엄 의원은 증인석에 참석한 이들에게 “(소셜미디어 플랫폼 콘텐츠의 면책특권을 보장한 ‘연방통신품위법 230조’로 인해) 당신들은 실제 소송을 당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소송을 당해야 한다”며 “지금이 230조를 폐지할 때”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외설·폭력 등 불법 정보를 송신하면 처벌받지만, 이 법 230조에 실린 면책 조항으로 인해 운영사들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는 지난해 소셜미디어 등에서의 ‘성적 유인 신고’가 2022년 8만여건에서 지난해 18만6천건으로 두배를 훌쩍 넘겼다고 전했다. 신고 사례 열에 아홉은 이런 문제에 엄격한 조처를 취하지 않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구글·스냅챗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메타를 이끄는 저커버그는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이어 “그 누구도 여러분의 가족이 겪은 일을 다시 겪지 않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팅 앱인 ‘스냅’의 에번 스피걸 최고경영자도 러폰자 버틀러 민주당 상원의원의 요청에 따라 스냅챗에서 구매한 마약 탓에 사망한 피해자의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그는 “비극을 미리 막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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