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를 졸업하고도 배달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한 20대 청년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 청년은 학창 시절 우수한 성적을 자랑했으나 학교 폭력과 어려운 가정 형편, 부모님의 건강 문제 등 불운이 겹쳐 생활고에 허덕였고, 수능에서도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다.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는 지난달 31일 유튜브 콘텐츠 ‘헬스터디 시즌2′의 참가자를 공개 모집해 약 4000명의 지원자 중 남녀 각각 한 명의 합격자를 공개했다. 이 콘텐츠는 재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습 멘토링과 숙소·식비 등을 지원하는데, 정순수(25) 씨가 면접 끝에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 씨는 자신의 어려웠던 학창 시절과 가정 형편을 고백했다. 정 씨는 중학교 시절 전교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이 우수해 교사의 권유로 과학고에 진학했지만, 그때부터 학교 폭력의 아픔이 시작됐다. 대치동 과학고 입시반에서 이미 서로 친해진 동급생들 사이에서 소외됐고, 학업 성취도도 크게 차이났다고 한다.
조별과제에서도 동급생들은 정 씨와 한 조가 되는 것을 꺼려 해 혼자 조별과제를 해야 했다. 정 씨는 “문제를 못 풀면 애들이 낄낄대고 웃거나 ‘정순수랑 조별과제에서 같은 팀하면 망한다’고 했다”고 했다. 정 씨의 노트북에서 자기소개서를 보고선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걸 알게 된 동급생들은 “소문내겠다”며 협박까지 했다. 정 씨는 “저는 가난이 들키면 안 되는 건 줄 알았다”며 “한 친구는 ‘살살 괴롭혀라. 쟤가 극단선택이라도 하면 어떡하냐’고 말해서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한 동급생은 과학고 입학 시 아버지가 사주셨던 노트북을 발로 밟아 부수기까지 했다. 대학생이 되면 과외를 해서 갚겠다고 했지만 그는 연락을 끊었다. 수시에서 모두 떨어진 정 씨는 재수를 해야 했지만 온라인 강의를 들을 노트북조차 없었다.
어머니가 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 하루 12시간씩 배달 일을 하다가 결국 사고를 당했다. 아스팔트 도로에 쓸려서 온 몸이 다쳤음에도 병원비를 아끼려고 집에서 혼자 치료를 하다가 급성패혈증이 걸려 죽을 고비까지 넘겼다.
2021년에는 아버지가 치매에 걸리면서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엄마를 어렵게 강제입원을 시키고 아버지를 대학병원에 데려갔지만, 응급실에서 입원을 거부당했다. 정 씨는 “너무 그때 암울해서 죽으려고 했다. 그날이 내 생일이었다”며 “그런데 생각을 하는데 너무 억울하더라. 학교 폭력을 당한 것과 부모가 아픈 것이 내 잘못이 아니지 않나”라며 눈물을 쏟았다.
아버지는 정 씨에게 “다른 애들처럼 과외를 못 시켜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 순간 정 씨는 아버지에게 너무나 죄송했다. ‘과학고에 가지 않고 일반고 가서 의대에 갔다면 아빠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하고 후회했다. 그렇게 정 씨는 의대를 꿈꾸게 됐다.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의사가 돼서 엄마 아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나같이 힘든 사람을 도와주자고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택배 상하차 등 궂은 일을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올해까지 다섯번의 수능을 봤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헬스터디 모집글을 보자마자 ‘신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유튜버 미미미누는 정 씨를 두고 “살아가려고 수능을 보는 사람이다. 살려고 지금까지 여러 번의 수능을 봤고 여섯번째 수능을 제대로 보려고 하는구나”라며 “여섯번째 수능은 본인의 재능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선일보와 미디어DX가 공동 개발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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