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19일 아기 울었다고 귀 비튼 간호조무사

부산 산부인과 아동학대·은폐
檢, 병원장·의사 등 13명 기소

태어난 지 19일 된 신생아가 운다고 귀를 잡아당기고, 이런 학대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부산의 한 산부인과 관계자 13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서부지청 금융경제범죄전담부(부장검사 장욱환)는 증거위조,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모 산부인과 행정부장 A씨(56)와 수간호사 B씨(45)를 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아동학대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는 간호조무사 C씨(49)를 비롯해 병원장과 의사 등 병원 관계자 10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간호조무사 C씨는 2021년 2월 7일 신생아가 울고 보채자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데리고 가 귀를 잡아당기고 비틀어 다치게 한 혐의로 2022년 5월 27일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재판에서 "학대가 아니라 목욕 시간에 면봉으로 태지(태아 피부를 싸고 있는 물질)를 제거하다가 실수로 상처가 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아기 부모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3년간 병원 관계자 전부가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재판이 진행되던 중 검찰은 CCTV 영상에서 확인되는 간호기록부와 수사기관에 제출된 간호기록부가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고 병원에서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한 정황을 포착했다.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을 함께 운영하는 해당 병원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유사한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수간호사 B씨는 두 차례 모두 관련 사건에 연루됐다.

2022년 11월에는 생후 13일 된 아기가 처치대에서 떨어져 다쳤는데도 부모에게 뒤늦게 사고 사실을 알려 병원 관계자 3명이 과실치상과 모자보건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금고 6월을 선고받았다.

[부산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