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OCI와 통합 차질없이 진행…반대하는 두 아들도 이해할 것”

구현주 기자 2024. 2. 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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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그룹 회장./한미그룹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가족 간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다. 통합을 반대하는 두 아들도 결국 거시적 안목으로 이번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

1일 한미그룹은 송영숙 회장이 최근 임원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지난달 OCI그룹과 통합 발표 후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OCI홀딩스가 유상증자, 신주발행, 송영숙 회장 주식 양수도 등으로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7703억원에 인수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유상증자로 자본 2400억원을 확충했다. 또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OCI홀딩스 지분 약 10.4%를 취득했다.

그러자 한미그룹 창업자 고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누이 임주현 사장이 추진 중인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해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송영숙 회장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가슴 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미그룹은 지난달 OCI그룹과 통합 발표 후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각사

한미그룹에 따르면 임성기 회장은 세상을 떠나기 전 한미그룹 중심에 ‘신약개발’과 ‘R&D’가 단단히 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임성기 회장 별세 후 부과된 5400억원 규모 상속세는 송영숙 회장 가족 고뇌를 깊게 했다. 상속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작년 10월 3만원 이하로 하락한 시기에는 ‘선대 회장이 한평생 일군 한미그룹을 통째로 매각하는 상황까지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절박한 위기감에 휩싸였다.

최근까지 여러 해외 사모펀드는 송영숙 회장에게 현 주가 2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하며 경영권 매각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송영숙 회장은 50년간 일궈온 한미의 일방적 매각 방식을 단호히 거부했다.

장녀 임주현 사장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아버지가 남긴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지켜낼  방법’에 대해 송영숙 회장과 깊이 논의했다.

이때 OCI그룹과의 통합안이 제시됐다. 송영숙 회장은 이를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 창업주 유산인 ‘한미의 DNA’를 지킬 최선으로 판단했다.

한미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OCI홀딩스가 오르는 동시에, OCI홀딩스 1대 주주에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오르는 통합 모델이다. 각자 대표 체제하에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이끌어갈 한미그룹 미래 모습은, 지난 50년간 임성기 회장이 키우며 그려왔던 한미 비전과 다르지 않다.

송영숙 회장은 “오직 ‘R&D’를 외치며 평생을 산 임성기 회장은 나의 오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다”며 “그가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말씀에 담긴 ‘한미의 비전’을 영원히 지켜내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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