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부진' LG이노텍·삼성전기, 올해 반전 포인트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LG 35%, 삼성 46% 급감
4분기 반등에는 성공…올해 AI 산업 확대 관건
국내 양대 부품사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지난해 나란히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양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5%, 46%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방 IT 수요 부진 등으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두 기업 모두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이런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AI) 산업이 기대대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지와 두 기업이 추진하는 신사업 추진 속도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눈에 띄는 수익성 악화…IT 수요 부진 영향
LG이노텍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조6053원으로 지난해보다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매출액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8308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가까이 하락했다.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기 역시 지난해 매출 8조 9094억원, 영업이익 6394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5% 줄었고 영업이익은 45.9%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방 IT 수요 부진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LG이노텍의 경우 지난해 광학솔루션과 전장부품의 매출이 늘었다. 카메라·3D센싱 모듈 등을 생산을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은 총 17조2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전장부품도 전년 1조4464억원에서 1조5676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전장부품 사업에서 적자가 지속한 데다가 기판소재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의 경우 컴포넌트 부문과 패키지솔루션의 연간 매출이 줄었다. 삼성전기의 캐시카우인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3조 9030억원으로 전년(4조 1323억원)보다 감소했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경우 같은 기간 연간 매출이 2조 833억원에서 1조 7274억원으로 줄었다.
대신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은 지난해 3조 28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4분기 실적 '희망'…AI·신사업 등 변수
두 기업은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LG이노텍의 경우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15.4%, 184.6% 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썼다. 고객사의 프리미엄 제품 출하량이 늘며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이 크게 뛴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의 경우 4분기 매출 2조 3062억원, 영업이익 110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7%, 9%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효과가 4분기부터 반영됐고 중국 스마트폰 주문이 견조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두 기업은 올해 글로벌 IT 부품 수요 등이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등 온디바이스AI 시장과 전기차 시장에 발맞춰 올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은 AI가 디바이스의 교체 주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갤럭시 S시리즈의 긍정적인 초기 반응은 신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와 적체된 교체 주기를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도 지난달 31일 진행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AI 서버 포함 신성장 산업 수요와 전장화 등에 따라 평균판매가격 및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출시로 고부가 MLCC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이노텍의 경우 주 고객사인 애플의 AI 전략이 앞으로의 성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뚜렷한 방향이 부재해 보이는 애플에 대한 우려, 그리고 카메라 모듈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 모두 신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기의 경우 로봇과 AI, 에너지,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치) 등 4개 분야를 미래 산업으로 정했다. LG이노텍도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등 전장 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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