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20년 재도약] 기업개조 승부사 IMM … 상폐위기 회사도 살려내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2024. 2. 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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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퍼스트 인수 4년 만에
지분 30% 팔아 원금 회수
회사 기업가치도 3.5배 뛰어
대한전선·W컨셉 등 인수 후
과감한 투자로 체질개선 성공
절반 이상 연 수익률 15% ↑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IMM PE는 지난해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퍼스트(옛 린데코리아) 지분 30%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매각해 1조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회수했다. 2019년 독일 린데 한국사업부의 지분 100%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한 지 4년 만이다. 일부 지분만 팔고도 전체 투자 원금에 육박하는 자금 회수에 성공한 것이다.

계속된 고금리로 국내외 자본시장이 냉각된 와중에 연환산내부수익률(IRR) 기준 39%에 달하는 돋보이는 성과였다. 회사의 기업가치도 인수 당시보다 3.5배 이상 뛰었다.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용 가스 수요 증가를 내다보고 에어퍼스트 인수 직후부터 생산능력 제고에 힘쓴 결과다. IMM PE는 향후 잔여 지분 매각 시 추가적인 투자차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성공적인 에어퍼스트 투자금 회수는 당시 일부 투자 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IMM PE가 반등하는 전환점이 됐다. 또한 IMM PE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2조6000억원 규모로 결성을 추진 중인 신규 블라인드 펀드(투자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펀드) 로즈골드 5호 조성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006년 설립된 IMM PE는 올해로 제도 도입 20년째를 맞는 국내 PEF 산업과 함께 빠르게 성장해왔다. 2020년에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지주사인 IMM 홀딩스 산하에 IMM PE 외에도 사모신용(크레디트) 펀드 등 다양한 전략의 투자에 주력하는 자회사 IMM 크레디트 앤 솔루션(ICS)을 설립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8년 IMM PE의 첫 블라인드 펀드 결성 당시에는 운용자산(AUM) 규모 4000억원, 투자기업 2곳에 불과했으나, 매년 30% 이상 성장하면서 현재는 ICS를 포함해 9조1000억원의 자금을 47개 기업에 투자해 운용 중이다. IMM 측은 로즈골드 5호 결성이 마무리되는 올해 말께에는 운용자산 규모가 10조원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2022년 기준 투자 기업 전체(금융 기업 제외) 매출이 31조원, 자산 규모 43조원, 고용 인원은 약 4만명에 달할 정도로 경제 효과 창출도 상당하다. 특히 지난 18년간 5조원이 넘는 자금을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외 연기금과 공제회 등 주요 출자자(LP)들에게 돌려주는 등 국민의 노후 재산 증식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 회사 절반이 넘는 24개 기업에 대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IRR 15.5%에 달하는 준수한 운용성과를 기록 중이다.

IMM은 에어퍼스트 성공사례 외에도 업종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 경험을 축적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PEF 운용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IMM PE는 2021년 대한전선을 호반산업에 매각해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MOIC) 2.2배, IRR 21%의 성과를 올렸다. 2015년 채권단 관리하에 있던 대한전선을 인수한 지 6년 만의 성과였다.

IMM은 자본잠식 상태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대한전선의 재무개선에 총력을 기울여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W컨셉을 인수 3년여 만에 신세계그룹 SSG닷컴에 2650억원에 매각한 성과도 눈길을 끈다. IMM PE는 당시 매각으로 28% IRR과 투자원금의 두 배가 넘는 매각차익을 올렸다. 정보기술(IT)시스템과 물류 등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키운 결과다.

태림포장 투자건은 IMM PE의 첫 대규모 바이아웃 투자 회수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IMM PE는 2015년 태림포장 경영권 지분을 3500억원에 매입한 후 2019년 글로벌세아에 7300억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투자 원금 대비 2.3배, IRR 21%의 수익을 거뒀다. 특히 국내 토종 PEF 중에는 처음으로 크레디트·사모대출·인수금융·부동산·인프라 등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설립 3년 차를 맞는 ICS는 2조원대 자금을 운영 중이다.

SK 엔무브 투자가 대표적이다. SK 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 엔무브는 고급윤활기유 분야에서 세계 1위 회사다. ICS는 2021년 SK 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엔무브의 지분 40%를 1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후 SK엔무브의 감가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EBITDA)은 투자 시점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면서 투자 3년 차인 지난해 배당으로만 4000억원 이상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강두순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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