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혼자 있는 여성만 골라 강도짓… 30대 징역 9년

혼자 살거나 홀로 근무 중인 여성들을 골라 강도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는 특수강도, 강도상해,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32) 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2년 이혼 후 별다른 직업을 구하지 않은 채 사기 중고거래로 생활비를 마련하던 중, 계정이 정지돼 더 이상 범행을 할 수 없게 되자 옆집 30대 여성 B 씨가 출근하는 틈을 타 소지품을 빼앗고 이를 판매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7시 20분쯤 대덕구 소재 다가구주택 3층 복도에서 자신의 집 현관문을 반쯤 열어놓고, 옆집에서 B 씨가 출근하기 위해 나오자 B 씨를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하려 했다. 그러나 B 씨가 소리치며 계속 저항하자 그대로 도주했다.

A 씨는 같은 날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오전 8시 40분쯤 대전 동구의 한 노상에서 C 씨가 빌라 안에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따라간 뒤, C 씨가 현관문을 열자 그를 넘어뜨리고 금품을 빼앗으려 했다. 그러나 C 씨가 저항하자 또다시 도주했다.

A 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음날 오후 8시 45분쯤 대전 동구 소재 한 미용실에서 D 씨가 근무중인 것을 발견하고, 손님인 척 들어가 머리 손질을 받으며 매장 내부 상황을 살폈다. 이후 다시 미용실을 찾은 A 씨는 D 씨를 폭행하고 카운터 위에 올려져 있던 휴대폰을 훔쳐 달아났다.

같은 달 27일 오후 9시쯤에는 대전 서구 한 왁싱 매장에서 20대 여성 E 씨가 혼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손님인 척 들어가 준비해 둔 흉기로 E 씨를 위협했다. 이후 이 매장에서 현금 2만 5000원을 들고 나왔다.

E 씨를 위협한 흉기도 같은 날 오후 7시 46분쯤 서구 소재 한 마트에서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 외에도 지난해 10월 6일 밤 무인매장에서 치킨과 과자 등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진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 45만 원 판매'라는 글을 게시해 총 10명의 피해자로부터 481만 원을 받아챙겼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재산상 피해액이 비교적 경미한 것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여성이 혼자 있는 상황과 같이 피해자가 범행에 취약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하고 곧바로 범행한 점을 고려하면 죄질이 극히 블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에 대해선, 사회적인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