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화이트 뛰어넘겠다”…이채운 금빛 비상으로 대회 2관왕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 이어 하프파이프서도 ‘금’
“애국가로 뭉클…숀 화이트 뛰어넘고파”

이채운이 1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 본선에서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천재 스노보더 이채운(18·수리고)이 주종목인 하프파이프에서 금빛 점프를 선보이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강원 2024)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채운은 1일 강원 횡성 웰리힐리 파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88.50점으로 전체 10명 중 1위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듯한 모양의 슬로프에서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면서 점프와 회전 등 공중 기술을 선보이는 종목이다. 결선은 3차례의 주행을 펼친 뒤 최고 점수로 순위를 가리는데, 예선(89.50점)을 1위로 통과한 이채운은 3차 시기를 다 뛰기도 전에 우승을 확정 지었다. 경쟁자들이 이채운의 2차 시기 점수(88.50점)를 넘지 못하면서 3차 시도 전에 금메달이 확정됐다.

이채운은 경기가 끝난 뒤 “88점도 높은 점수이긴 하지만 제 성에는 차지 않았다. 모든 기술을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쉽지만, 금메달을 따서 기분은 좋다”며 “한국에서 메달을 따 애국가를 울리니 마음이 뭉클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이채운은 1차와 2차 시기에서 1440도(공중 4바퀴) 회전 점프를 성공시키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2년 뒤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을 향한 욕심도 드러냈다. 이채운은 “이번 대회 올림픽 금메달을 바탕으로 성인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전설적인 스노보드 선수 숀 화이트를 언급하며 “그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스노보드 하면 이채운’이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노보더 이채운. 장필수 기자

이채운은 한국 스노보드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3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 결선에서 한국인 최초·대회 최연소 챔피언을 거머쥐었던 그는 이번 강원 2024에서 슬로프스타일(1월25일) 금메달에 더해 대회 2관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한국은 이날 이채운의 금메달과 더불어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앞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김현겸은 이채운과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강원 2024는 한국의 겨울스포츠를 이끌어나갈 샛별들의 탄생을 알리는 축제의 장이었다. 한국은 이채운과 김현겸 외에 주재희(쇼트트랙), 소재환(봅슬레이), 이윤승(스키)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원 2024는 이날 강릉 올림픽파크 야외무대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1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강릉/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