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크리스마스 위해”…휴일도 반납했던 청년 소방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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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
1일 경북 문경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고 김수광(27) 소방교의 인스타그램 게시글 일부다.
함께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고 박수훈(35) 소방사는 올해 3년차로 서른이 넘은 나이에 소방관이 됐다.
김 소방교와 박 소방장은 지난 31일 저녁 경북 문경시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돼 고립됐다가 1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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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
1일 경북 문경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고 김수광(27) 소방교의 인스타그램 게시글 일부다. 직무에 헌신했던 청년 소방관들의 순직 소식에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김 소방교는 지난 2019년 공개경쟁채용으로 임용된 올해 6년차 소방관이었다. 그는 평소 “재난 현장에서 위기에 처한 국민을 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해 왔다고 동료 소방관들은 전했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따기 어렵다고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스스로 구조대에 지원했다. 김 소방교는 지난 2022년 ‘제60주년 소방의날 기념식’에서 이철우 경북지사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속 남겨진 김 소방교의 모습은 여느 20대 청년과 다를 바 없었다. 서울, 제주도 등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남겼고, 맛집 사진도 빼놓지 않았다. 김 소방교가 최근에 올린 게시물 댓글난에는 “국민으로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뜨겁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하늘나라에서는 못다 한 젊은 시간 자유롭게 보내길 바랄게” 등 지인과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함께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고 박수훈(35) 소방사는 올해 3년차로 서른이 넘은 나이에 소방관이 됐다. 특전사 출신인 박 소방사는 한때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다가 “사람을 구하는 일이 지금보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소방공무원 구조 분야 경력경쟁채용에 지원해 지난 2022년 임용됐다고 한다.
박 소방사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할 만큼 조직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소방관에 대한 애정은 그는 페이스북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박 소방사는 소방공무원 채용 최종합격 발표가 난 지난 2021년 8월 “아싸 소방관ㅋㅋㅋㅋㅋㅋ”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소방공무원 신규채용시험 최종합격자 공고와 자신의 수험번호를 올리며 기뻐했다.
그의 페이스북 게시물 중에는 지난 2022년 1월 육중한 소방 장비를 착용한 채 춤을 추는 짧은 동영상도 있다. 동료 소방관들은 이 동영상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박 소방사의 한 지인은 이 게시물에 “쌤은 어디서나 기쁨을 주네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배종혁 문경소방서장은 “일상 훈련에서도 늘 적극적이었고, 모범이 되는 훌륭한 대원들이었다”고 말했다.
김 소방교와 박 소방장은 지난 31일 저녁 경북 문경시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돼 고립됐다가 1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다른 대원 2명과 함께 공장 안 인명 수색에 나섰다가 갑자기 커진 불길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했다.
경상북도는 오는 3일 경상북도장으로 영결식을 치르고, 오는 5일까지 경북도청 동락관, 경북 문경·구미·상주소방서 등 4곳에 분향소를 운영한다. 빈소는 문경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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