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내렸는데 알뜰주유소가 더 비싸”…알뜰하지 않은 이유 보니
주유소 1만1000곳 판매가 분석
특정 기간 농협·EX알뜰 더 비싸
“경쟁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
한국공학대 융합기술에너지대학원 연구진(정종영·이병윤·남경모)이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를 통해 공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유류세를 인하했던 특정 기간에 알뜰주유소 기름값이 일반주유소를 소폭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유류세 인하는 정부가 고유가 대책으로 내놓는 단골 정책 중 하나다. 유류세는 국내 석유 제품 가격 중 약 40%를 차지한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오를 경우 유류세를 낮춰 가격 안정을 유도해 왔다.
연구진은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 주유소 약 1만1000여곳의 일일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을 다중회귀모형을 통해 비교·분석했다. 분석 대상 데이터 수는 2229만4933개였다.
연구진은 유류세 인하 구간을 ▲2018년 15% ▲2019년 7% ▲2021년 20% ▲2022년 30%· 37% ▲2023년 25%로 구분했다. 이후 당시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 간 석유제품 판매 가격을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영 알뜰주유소는 유류세 인하 시기에 다른 주유소보다 가격을 더 저렴하게 책정했다. 반면, 농협·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특정 기간에 다른 주유소보다 오히려 가격을 더 높여 판매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류세를 15% 인하했을 당시 자영 알뜰주유소는 다른 상표를 단 주유소보다 휘발유 기준으로 리터당 30.3936원 더 저렴했다. 다른 주유소와 비교할 경우 15% 인하 기간에는 6.3444원, 7% 인하 기간에는 1.5901원을 추가로 인하했다. 농협 알뜰주유소도 이 기간에는 각각 2.2252원, 1.1318원을 추가로 내렸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EX)는 15% 인하 시기에는 마찬가지로 다른 주유소보다 저렴했다. 그러나 7% 인하 시기에는 오히려 3.0927원 더 비쌌다. 유류세가 단계적으로 인상될 때 고속도로 알뜰주유소가 다른 주유소보다 가격을 더 올린 것이다.
경유는 15% 인하 당시 자영·농협·고속도로 알뜰주유소 모두 가격을 추가 인하했다. 일반주유소보다 가격이 더 저렴했다는 의미다. 7%로 인하폭이 축소되자 농협 알뜰주유소는 일반주유소 판매가격보다 2.2421원 더 높았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7% 인하했을 당시 유의미한 값을 나타내지 않아 분석에서 빠졌다.
2021~2023년 유류세 인하 시기에도 알뜰주유소 판매가격이 일반주유소를 웃도는 기간이 포착됐다.
휘발유를 기준으로 보면 자영 알뜰주유소는 20% 인하 기간에 다른 주유소보다 가격을 7.3629원 더 낮췄다. 30% 인하 때는 1.9325원, 37% 인하 때는 13.1766원을 추가로 인하했다. 25%로 인하폭이 축소된 기간에는 유의미한 결과값을 보이지 않았다.
농협 알뜰주유소는 20% 인하 기간에만 2.0586원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0%, 37%, 25% 인하 시기에는 다른 주유소보다 1.5~16.3원 비싼 판매가격을 책정했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20%, 30%, 37% 인하 당시 6.9~13.9원을 추가로 인하했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가 다른 주유소 기름값보다 6.9~13.9원 더 저렴했다는 의미다. 반면, 25% 인하 시기에는 다른 주유소 판매가격보다 14.3141원 더 비쌌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자영 알뜰주유소는 전반적으로 더 저렴한 판매가격을 나타냈다. 그러나 농협·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특정 기간에 걸쳐 다른 주유소를 웃도는 기름값을 보였다.
이는 농협·고속도로 알뜰주유소가 갖는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농협 알뜰주유소는 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농협이 운영해 주유소 소유주보다는 조합원의 이익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도로공사가 운영해 공기업으로서 자체적으로 일정한 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어 일반주유소와의 경쟁도 상대적으로 약한 데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 석유시장 유통구조 개선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농협·고속도로 알뜰주유소에 대한 참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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