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FOMC 결과에 3월 금리 인하 기대 '급랭', 연내 금리 인하는 '확신'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금융시장의 기대와 다르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그널은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조기에 차단했고, 시장 참여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이후 6월이나 7월 금리 인하 전망으로 한 발 후퇴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연말까지 과도한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연중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고 3월 인하설은 '차단'
외신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 간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25~5.50%로 동결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연준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노동수요가 강하며,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지만 이전에 비해 우려는 완화되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성명서에서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밝힌 문구를 삭제하면서 금리인상 종료와 함께 금리인하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월 최대 950억 달러씩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속해 나갈 계획임을 재확인하고, 2% 물가안정 목표 등 장기적인 통화정책 목표와 전략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FOMC를 앞두고 일찌감치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이날 FOMC 결정 후 열릴 파월 의장의 기자간담회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오는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었기에 이러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간담회를 통해 시장의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조기에 차단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6개월 데이터가 긍정적이었으나, 이 흐름이 지속되어야 한다"며 "물가는 지금까지 2%에 잠시라도 수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강한 경제와 고용을 꺾고 싶은 것이 아니라 물가 안정을 원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연준 구성원들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는 동의하지만,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한 확신이 들 때 통화정책을 되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전까지 물가가 목표 수준을 달성한 뒤에 지속 유지될 지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며 "너무 이르거나 늦지 않게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며 "단시일 내에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활발하지 않았으며, 현재 연준 내부에는 광범위한 의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적어도 이번 회의 기준으로는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는 3월에는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하반기 시작점을 전후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식었지만 연내 3회 이상 금리 인하 기대감은 '상승'
이번 FOMC 결정과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에서는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심리는 빠르게 식었다. 다만, 6월을 전후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확신에 가까워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결론적으로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금리인하 시점을 예측할 수 있는 강한 시그널을 주지 않았지만 금리인하 시점이 근접했음을 분명히 시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파월 의장도 밝힌 바와 같이 올해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금리인하 시점이 2분기일지가 관건"이라며 "결국 향후 1~2개월내 발표될 물가 안정과 고용지표 둔화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의 라스트 마일이 짧을지 아니면 좀 더 길어질지가 향후 발표될 지표에 달려 있다"며 "최근 물가와 고용지표 흐름을 고려할 때 짧은 라스트 마일이 될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5월 혹은 6월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FOMC를 앞두고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12월 회의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선언한 이후, 통화당국의 후속 입장과 나아가 인하 시점에 대한 단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또한 시장 특유의 세(勢) 몰이로 빠르게 형성됐던 조기 피봇(pivot)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평가도 1월 회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적어도 인상이 끝나면 인하라는 큰 헤드라인의 변화는 인정하면서도 시장이 원하는 금리 인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에 안정적으로 수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앞서 12월 FOMC에서 점도표를 통해 현재 금리 수준이 가장 높은 수치임을 시각적으로 명시한데 이어 성명서 문구를 통해 추가적인 긴축이 아닌 인하 기조로의 전환을 시사했다"면서 "다만, 인하를 위해서는 역시 인플레이션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통화당국의 기본 도식도 역시 그대로 유지했다"고 진단했다.
공 연구위원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기준금리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고 인하 기조로 전환할 것임을 뚜렷하게 밝히면서도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의견 표명이 반복됐고, 기자회견 역시 이를 둘러싼 공방전이 이뤄졌다"며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둘러싼 논의가 1월 FOMC에서 지속됐다면, 다음 3월 회의에서도 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더 높다고 평가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공 연구위원은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3회로 제시한 기존 전망을 유지하는 한편, 인하 개시 시점도 2분기부터라는 기존 전망을 변경하지 않았다. 이에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 전망은 4.75%(상한 기준)로 제시했다.
◆ 연말까지 1.0%포인트 이상 금리 인하 기대는 경계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다만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연말까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은 예상보다 작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백 연구위원은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올해 2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펀더멘탈 측면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 요인들이 제한되고, 기업 신용여건 약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미 기업신용 및 부채 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은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금융안정 리스크 대응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지난 자료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연준이 준비하고 있는 통화정책 전환은 과거의 경기부양 성격과는 다르다"며 "이번 FOMC 성명서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보면 연준도 통화정책 피봇에 나서야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 했지만, 긴급하게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연말까지 150bp 수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 경제가 고금리, 고물가로 누적된 피로감이 소비와 투자 모멘텀 위축으로 이어져 성장 둔화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고, 여기에 기업신용, 미국 상업용 부동산, 정부 부채 리스크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통화 긴축의 완화 정도가 더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연준은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에서 너무 타이트하게 조여 있는 금융 여건을 일부 완화시켜 미국 경제가 연착륙 경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경기침체를 반영한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과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훈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올해 하반기(7월)에 가서야 연준이 금리인하에 착수할 것이며, 연말까지 FFR(연방기금금리)이 100bp 인하될 것이라는 기본 견해를 유지한다"며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super-core)는 임금의 함수이며, 최근 노동 초과수요 확대와 자영업자 임금인상 유인으로 수 개월 간 임금상승률 둔화 흐름이 정체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준 B/S(대차대조표) 축소 속도조절에 대한 논의는 3월 FOMC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며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3분기 속도도절, 내년 1분기 QT(양적 긴축) 중단, 내년 3분기 연준 국채매입 재개"라고 예상했다.
오창섭 연구위원은 "현재 연준이 예상하는 올해 금리인하 시나리오는 하반기 3회 가량 인하"라며 "12월 연준위원들의 금리전망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 연방금리 전망치는 4.50~4.75%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현재 19명 미국 연준위원들이 5.25~5.50%인 연방금리를 3회(0.75%포인트) 가량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올해 미국 통화정책이 2분기에 금리인하 논의 이후 하반기를 기점으로 4회 가량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금리결정 투표권을 갖는 지역 연준 총재들은 대다수 하반기 금리인하를 지지한다"며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연준 내부에서 가장 강한 매파로 분류되며, 비둘기파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다 연준 총재도 올해 3분기 금리인하 시작을 예상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경고했으며, 상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사람은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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