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부터 1인 개발자까지…게임제작에 생성형 AI 활용 '붐'

조민욱 기자 2024. 2. 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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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생성형 AI 인공지능 경쟁이 올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신, 제조, IT 등 다양한 기업들은 생성형 AI가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기술(IT) 및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AI는 태동기를 넘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찌감치 생성형 AI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게임업계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4일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공개한 설문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의 90% 이상이 챗GPT, 미드저니 등 생성형 AI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생성형 AI에 역량을 집중하는 까닭은 생성형 AI의 도입으로 게임 개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의 완성도는 시간과 인력, 비용에 비례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고퀄리티의 결과물 을 산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 콘텐츠 공급 주기 단축, 게임 본연의 재미 향상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AI 조직을 설립한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전문 인력을 확보해 AI 및 NLP(자연어처리)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지난 8월, 엔씨소프트는 오랜 연구 개발의 결실로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바르코 LLM'를 기반으로 한 생성 AI 서비스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엔씨는 이미지, 텍스트, 디지털휴먼 콘텐츠 생성 가능한 AI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획과 아트,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게임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크래프톤은 지난 25일 사내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제작 효율화는 물론, 이용자 중심의 새로운 경험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크래프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학술대회인 '뉴립스 2023'에 5편의 논문을 메인 트랙으로 등재하는 성과를 도출하는 등 딥러닝 원천기술 확보와 차세대 기술 역량 확대에 힘쓰고 있다.

넥슨은 2017년 신설한 인텔리전스랩스을 통해 현존하는 AI 기술과 게임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게임 중계와 AI NPC 서비스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로 기술을 확장하는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딥러닝 기반의 텍스트음성변환(TTS) 기법을 활용한 '넥슨 보이스 크리에이터' 상용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팀 기반의 FPS 게임 '더 파이널스'에는 AI로 생성한 음성을 도입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대형 게임사가 주도하는 게임 제작 환경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지만, 1인 또는 소규모 게임 개발자 를 위한 게임 제작 플랫폼의 생성형 AI 접목 시도도 활발하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콘텐츠 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도입하지 않은 사업체의 65.9%가 도입에 장애가 되는 가장 큰 내부 요인으로 '도입 비용'을 꼽았다. 자연스레 생성형 AI 도입에 비용적 부담을 느끼는 개발자 수요층을 타깃으로 하는 움직임도 확대되는 추세다.

슈퍼캣은 지난해 8월 '펑크랜드'에 AI 이미지 생성기와 AI 자동 번역기를 도입했다. 펑크랜드는 코딩 기술이나 서버, DB에 대한 전문 지식없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노코드 개발 툴이자 게임 플랫폼이다. 현재 약 5000여 명의 개발자가 펑크랜드에서 활동 중이며, 펑크랜드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게임의 수는 10만개를 훌쩍 넘는다.

슈퍼캣이 펑크랜드에 도입한 AI 이미지 생성기는 텍스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모델 '스테이블 디퓨전' 기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에 의해 구동한다. 사용법이 간단하고 결과물의 퀄리티가 높아 실제 개발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다. AI 이미지 생성기에 원하는 이미지의 키워드를 텍스트로 입력하면 적합한 이미지를 자동 생성해주는 방식이다.

언어적 장벽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소규모 인디 개발사의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AI 자동 번역기도 도입했다. 펑크랜드의 AI 자동 번역기를 활용하면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스크립트 작업에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

슈퍼캣은 게임 제작 도구로서 펑크랜드의 개발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개발자들이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우수 게임과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성형 AI에 대응하는 위한 글로벌 게임 업계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9월, 글로벌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는 생성형 AI 제작 도구 '로블록스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다.

로블록스 어시스턴트는 학습과 코딩, 빌드로 구성된 대화형 AI로, 크리에이터가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용자의 아이디어 실현을 돕는다. 단순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내러티브, 게임 플레이, 체험 디자인 등 창의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양한 분야의 질의응답이 가능한 '학습'과 코드 개선 및 수정, 설명을 요청하는 '코딩', 프로토 타입 제작을 지원하는 '빌드' 기능을 준비중이다. 현재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 'AI 어시스턴트'의 베타 버전 체험도 가능하다.

로블록스는 코딩에 대한 지식이나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들도 누구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AI 기반의 게임 제작 도구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기술적 지식이 없어도 창의성만 갖추면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게임 개발의 문턱을 대폭 낮춰 다량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와 창작자를 끌어당기는 선순환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mwcho91@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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