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오늘 폐막… 한국, 동계 스포츠 희망을 쏘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이하 강원 2024)가 1일 폐막식으로 1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지난달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과 평창돔에서 이원으로 동시에 대회 시작을 알린 강원 2024는 1일 오후 8시 강릉 하키센터 보조경기장 앞 광장에서 '다시 빛나자'라는 주제의 폐회식으로 우정과 화합의 마지막 무대를 꾸민다.
강원 2024는 아시아 대륙에서 처음 열린 동계 청소년올림픽이다. 6년 전에 성공리에 끝난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설을 그대로 활용해 강원 2024 조직위원회와 우리 정부는 예산을 크게 아끼고, 참가한 78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1802명 선수에게는 성인 올림픽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해 미래의 올림피언을 육성하고 올림픽 정신을 전파하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대회가 됐다.
◆희망 밝힌 한국 동계스포츠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청소년들이 강원도 설원과 은반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며 한국 동계스포츠의 미래를 밝혔다.
스노보드 기대주 이채운(수리고)은 각종 돌발변수에도 금메달을 따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채운은 남자 스노보드 차세대 간판이다. 지난 달 25일에 열린 첫 출전 종목, 남자 슬로프스타트에서 경쟁자들을 큰 점수 차로 따돌리며 여유롭게 우승했다. 1일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브 결승에서도 88.50점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윤성빈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썰매 종목에서도 희망을 발견했다. 소재환(상지대관령고)은 봅슬레이 남자 모노봅(1인승)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48초 63의 기록으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육상 포환던지기 선수 출신으로 중학교 3학년 때 스켈레톤으로 종목으로 바꾼 소재환은 힘과 스피드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각종 국제 대회를 거치며 차세대 간판으로 성장했다.
한국 스포츠의 불모지로 꼽히는 프리스타일 스키에서도 깜짝 유망주가 탄생했다. 이윤승(송곡고)은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듀얼 모굴 결승에서 허프 포터(미국)를 18-17로 따돌리고 정상을 밟았다. 윤신이(봉평고)와 함께 출전한 듀얼 모굴 혼성팀 경기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메달 2개를 목에 걸기도 했다.
'효자 종목'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차세대 스타들이 줄줄이 나왔다. 주재희(한광고)는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21초906의 기록으로 중국 장신저(2분22초095)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정희단(선사고)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9초64의 기록으로 앙엘 달레만(39초28·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신지아(영동중)는 '라이벌' 시마다 마오(일본)와 치열한 경쟁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지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회전수 문제로 스핀 과제 1개를 날려버리는 등 큰 실수를 범했으나 "오늘의 실수가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신지아는 1일 열린 피겨 팀이벤트에서 완벽한 경기를 펼쳐 한국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여자 싱글 신지아, 남자 싱글 김현겸(한광고), 아이스댄스 김지니-이나무(이상 경기도빙상경기연맹) 조로 대표팀을 꾸린 한국은 1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팀 이벤트에서 랭킹 포인트 13점으로 미국(12점)을 한 점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김현겸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번 대회 2관왕이 됐고, 신지아는 여자 싱글 은메달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27만명 찾아 '흥행 홈런'
이번 대회는 흥행면에서도 대박을 쳤다. 김철민 사무총장은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이날 기준으로 경기 관중은 27만명, 문화 행사 관람객은 23만명으로 모두 합쳐 50만명이며, 목표로 삼은 25만명을 훌쩍 넘었다"고 발표했다. 27일부터 나흘간 열린 피겨 스케이트 경기에는 하루 평균 1만2천명이 경기장을 방문했고, 아이스하키, 컬링, 스키점프, 알파인스키 등 여러 경기장에 추운 날씨에도 많은 관중이 찾았다고 조직위는 덧붙였다.
강원 2024에는 세계 78개 나라에서 온 1천800명의 선수가 7개 경기, 15개 종목, 81개 세부 종목에서 기량을 겨뤘다. 특히 케냐,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대륙 국가는 물론 이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중동 국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눈이 오지 않는 필리핀과 같은 나라 선수도 출전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됐다고 조직위는 설명했다.
대회 곳곳에서 참가자들을 도운 1984명의 자원봉사자는 14일간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는데 숨은 공로자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여러분의 끝없는 에너지와 열정, 미소와 친절함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며 "선수들과 올림픽 가족은 이 모든 것을 함께 느꼈고 강원도에 머무는 동안 우리를 특별하게 해준 자원봉사자들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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