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거의 꿈 접나…황의조, 출국 금지 해제 → 영국 갔지만…몽펠리에 이적 가능성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가 프리미어리그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프랑스 언론 '레퀴프'는 1일(한국시간) 몽펠리에가 공격진 보강을 위해 얀 카라모(토리노)와 황의조를 영입 후보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몽펠리에는 이번 시즌 주전 공격수로 임대로 데려온 켈빈 예보아를 기용하고 있지만 리그앙 13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고민 끝에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임대 계약을 끝낸 몽펠리에는 새로운 공격수를 찾다 황의조를 주시하고 있다.
황의조는 프랑스 무대가 낯설지 않다. 2019년부터 3년간 지롱댕 보르도 소속으로 리그앙에서 준수한 성적을 냈다. 당시 황의조는 일본 J1리그 감바 오사카 활약과 함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어진 대한민국 국가대표에서의 성적을 발판 삼아 프랑스 진출에 성공했다.
그동안 스트라이커로 주로 뛰었던 황의조는 보르도에 입단하고 윙어로 뛰는 고충을 이겨냈다. 워낙 슈팅에 감각이 좋고, 감아차는 스킬이 빼어나 측면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며 시도하는 양발 대포가 곧잘 골로 이어졌다. 몸에 딱 맞는 옷이 아니어도 기량을 입증한 황의조는 2020-21시즌 12골, 2021-22시즌 11골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한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프랑스 무대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한국 선수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두 번째 시즌에도 10골을 넘기자 프랑스 축구 전문가 에릭 바리에르는 황의조 활약에 "마치 에딘손 카바니 같은 스트라이커다. 공격수지만 상당히 이타적이다. 많은 활동량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마다 유니폼이 흠뻑 젖을 만큼 헌신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기술적인 면도 프랑스 레벨에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바리에르는 "황의조는 어떤 위치에서든 쉼 없이 달린다. 골문 앞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도 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기도 한다"며 "개인적으로 유니폼이 땀에 흠뻑 젖을 만큼 뛰는 선수들을 좋아한다. 어설픈 실수를 보이기도 하지만, 천재적인 면모도 엿보인다"라고 했다.
황의조는 프랑스에서 더 오래 뛸 수도 있었다. 다만 보르도가 2021-22시즌 리그앙에서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새로운 거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리그앙의 스타드 브레스투아가 영입을 희망했다. 황의조를 데려오기 위해 300만 유로(약 40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비롯해 스트라스부르와 낭트 등도 황의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잔류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럼에도 황의조는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한 노팅엄으로 이적을 택했다. 다만 기다림이 필요했다. 노팅엄의 구단주는 함께 운영하는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보냈다. 황의조는 첫 시즌 올림피아코스 임대를 받아들이는 대신 기량을 인정받아 2년차부터 노팅엄에서 뛰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러나 생각만큼 그리스 무대가 쉽지 않았다.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보여준 기량에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뛰는 반년 동안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했다. 컨디션은 크게 떨어졌고, 결국 팬들의 우려대로 무리한 이적으로 인해 월드컵에서 부진했다.
황의조는 다시 뛸 수 있는 곳을 찾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다만 다만 유럽에 잔류할 수는 없었다. FIFA 규정상 한 시즌에 같은 대륙의 3개 팀에서 뛸 수 없었다. 시즌 개막 후 보르도에서 잠시 뛰고 올림피아코스에서도 경기에 나섰기에 유럽내 이적은 불가했다. 고심 끝에 K리그로 돌아왔다. FC서울과 6개월 단기 임대를 맺고 감각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에서 폼을 되찾은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 노팅엄에 복귀해 주전 경쟁을 펼쳤다. 프리시즌에서 비공식 데뷔 및 데뷔골까지 넣으면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하고 프리미어리그 2경기, 영국 풋볼리그(EFL)컵 1경기서 벤치에 앉았다. 그러나 거듭 투입에 실패했고 프리미어리거 데뷔를 또 미룬 채 임대를 택했다.
여름 이적 시장 데드라인 전에 극적으로 노리치 유니폼을 입은 황의조는 "기대가 크다.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느낌을 받았다. 높은 라인에서 압박을 많이 하고 공격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한 차례 더 임대를 통해 기량을 시험받고 프리미어리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노치리에서는 출전 시간을 꽤 확보했다. 버밍엄 시티와 9라운드 홈 경기에서 도움을 올리며 적응을 시작했고 14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후 17라운드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왓포드에 연속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바그너 감독도 황의조에게 만족한 듯 "스스로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증명했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다. 프로페셔널하고 경기를 잘 이해한다. 황의조는 이런 점을 그라운드 위에서 70분 동안 증명했다"라고 칭찬했다.
노리치 드림이 예상되던 때 구설수가 생겼다.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의조를 둘러싼 폭로 영상이 게재됐고, 황의조 측은 사생활 유출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황의조에게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불법으로 촬영한 부분에 의혹을 품었다.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한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로글과 여성들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 파생한 사건에서 황의조가 합의되지 않은 촬영을 했다는 혐의다.
황의조는 이 조사를 위해 최근까지 한국에 머물렀다. 경찰청은 지난 16일 황의조에게 출국 금지를 조치했다. 경찰은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동하는 황의조가 여러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과 관련해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출국을 막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 측은 17일 “과잉 수사로 소속팀에서 무단으로 이탈하게 됐다”며 수사관에 대한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국 황의조의 출국 금지는 지난달 28일로 만료됐고, 경찰청도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황의조는 이튿 날 바로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부상 회복 후 노팅엄에서 후반기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기원했지만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몽펠리에의 영입 의사가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유럽 축구의 겨울 이적 시장 마감일은 한국 시간으로 2월 2일 오전이다. 그때까지 황의조의 몽펠리에 이적이 성사된다면 크게 품어왔던 프리미어리거의 꿈은 물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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