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 신탁사 `사업성 없는 사업장` 신속 매각·정리해야"

김경렬 2024. 2. 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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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부동산 신탁사에게 분양률이 오랜기간 부진한 사업장의 신탁계정을 100% 손실로 인식하라고 압박했다.

금감원은 1일 14개 부동산신탁사 대표이사(CEO)들과 간담회를 개최, △건전성·유동성 관리강화 △부실사업장 정상화에 협조 △내부통제에 만전 등 금융시장 안정성 제고 방안을 밝혔다.

금감원은 저조한 분양률로 신탁사 손실확대가 우려되거나, 시공사의 책임준공 기일이 도과한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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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14개 부동산신탁사 CEO 간담회 개최
"최악까지 가정해 유동성 확보"…14개 부동산신탁사 CEO 간담회
건전성·유동성 관리 요청…부실사업장 정상화·내부통제 강조
함용일 부원장 “분양률 장기부진 사업장 100% 손실인식해야”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부동산신탁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이사, 박종철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 김정선 한국토지신탁 대표이사,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이사,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대표, 권준명 무궁화신탁 대표이사, 박순문 신영부동산신탁 대표이사.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신탁사에게 분양률이 오랜기간 부진한 사업장의 신탁계정을 100% 손실로 인식하라고 압박했다. 부실이 드러나지 않은 지표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관리해 금융시장 악영향을 막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1일 14개 부동산신탁사 대표이사(CEO)들과 간담회를 개최, △건전성·유동성 관리강화 △부실사업장 정상화에 협조 △내부통제에 만전 등 금융시장 안정성 제고 방안을 밝혔다.

최근 10년간 부동산 신탁업은 신탁사 총자산 규모가 2013년 1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7조9000억원까지 5배 증가했고, 토지신탁 수탁고는 100조원에 달하는 등 발전해왔다.

금감원은 저조한 분양률로 신탁사 손실확대가 우려되거나, 시공사의 책임준공 기일이 도과한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차입형 토지신탁은 사업성이 없는 경우 예상손실을 100% 인식해 신속하게 매각·정리하고, 공매 시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할 것을 요청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시공사 부도 시 거액의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업장별 공정관리에 힘쓰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및 업권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 등 당국의 구조조정 노력에 신탁사가 협조할 것으로 요청했다.

이와 함께 신탁사의 내부통제 강화도 주문했다. PF 대출 등 거액의 금전을 취급하는 부동산 사업 특성상 신탁사 직원의 횡령은 큰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내부통제의 책임이 CEO에 있다고 강조, 회사 차원에서 조직에 대한 충분한 자원배분 및 위법행위에 대한 엄정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임직원의 사익추구 등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신탁사에 대해 충당금 적립실태 등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우발채무 등 신탁사업의 실질적 리스크가 순자본비율(NCR)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현행 제도상의 사각지대를 보완해 나가고, 토지신탁 계약당사자 간 분쟁 소지를 최소화하는 등 표준 업무방법도 마련할 예정이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모든 업권에 걸쳐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토지신탁 계약당사자 간 분쟁 소지를 최소화하고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공매진행 시 수익권자 동의방식 등 표준적인 업무방법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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