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ESPN "메시와 붙어본 사커루, 손흥민 두려워하지 않아" 호주 '철통 수비' 고평가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메시와 붙어 본 사커루(호주 축구 대표팀 별명)들은 손흥민을 존경하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1일(이하 한국 시간)이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과 맞붙는 호주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3일 오전 12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서 호주와 맞붙는다.

호주는 조별 예선에서 인도(2-0), 시리아(1-0)를 꺾고 우즈베키스탄(1-1)과 비겨 2승1무(승점 7점)를 기록, B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선착했다.

이번 대회에서 호주는 4경기 1실점의 철벽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조별 예선서 우즈베키스탄의 자지즈벡 투르군바에프에게 내준 헤딩골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ESPN도 호주의 강력한 수비력에 초점을 맞췄다. 매체는 "호주는 한국과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손흥민에 대한 존경심을 가득 안고 경기에 나서겠지만, 지난 14개월간 리오넬 메시와 여러 차례 붙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손흥민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2022년 12월 카타르 월드컵서 최종 우승팀인 아르헨티나를 16강전에서 만나 1-2로 석패했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친선 경기에서 다시 아르헨티나를 만나 0-2로 패했다. 두 경기 모두 호주는 메시에게 선제골을 내준 경험이 있다.

8강전에서 호주가 경계하는 한국 선수는 당연히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ESPN은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서 호주가 한국에 2-1 승리를 거둔지 9년 만에 8강서 두 팀이 붙게 됐다. 당시 손흥민은 91분에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약 10년이 지난 지금 31세의 손흥민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레이엄 아놀드 호주 감독은 "엔지(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전화해 손흥민을 다시 (토트넘으로) 데려가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며 농담이 섞인 말로 손흥민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아놀드 감독은 "우리의 수비는 매우 좋았다. 클린시트(무실점)은 토너먼트 승리로 이어진다"며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상대(한국)에게 기회를 주고 조금이라도 허술한 틈을 보이면 실점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ESPN은 "손흥민,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 역사상 가장 재능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황금 세대의 한국 공격진은 호주에게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매체는 "호주는 최근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2경기, 잉글랜드, 멕시코 등과 경기를 통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을 수비하는 데 능숙해졌다"며 "이번 아시안 컵에서 7골을 내준 한국과 달리 호주는 단 한 골만 내주며 가장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왼쪽 풀백을 맡고 있는 수비의 핵심 아지즈 베히치(알 나스르)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히치는 "우리는 4명의 수비수뿐만 아니라 팀 전체로도 수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상대에게 거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히치는 "우리는 선수 개인에게 집중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순간에 경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팀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라며 수비 조직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ESPN은 호주가 체력적인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매체는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열심히 뛰는 팀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한국과 경기를 앞두고 회복할 시간을 53시간 30분 더 확보했다"며 "한국의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전 승리로 큰 힘을 얻고 잘 회복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조 1위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고 언급했다.

화려한 이름값에 비해 다소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은 체력적인 불리함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번 대회 최강의 수비를 자랑하는 호주를 만난다. 과연 한국이 사우디전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 2015년 결승전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