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무인양품 같아요"… 니토리 vs 이케아 비교해봤습니다
지난해 11월16일 '일본판 이케아'라고 불리는 니토리가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달 31일 찾은 니토리 이마트 하월곡점의 내부는 생각보다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 니토리 직원은 "마트자체가 평일엔 한산하고 주말엔 그래도 좀 붐비는 편"이라며 "모레 세일을 시작하는데 그땐 손님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멀리서도 니토리를 찾아오는 (한국 거주) 일본분들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최대 홈퍼니싱 업체인 니토리는 '돈키호테'와 함께 유통 공룡으로 불린다. 니토리는 1인 가구가 급증하자 원룸에 혼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형 가구와 소품 위주로 상품 전략을 짰으며 국내에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니토리에서 커텐을 구경하던 30대 여성 A씨는 "이케아라기엔 너무 작다"며 "그냥 '무인양품' 가구 버전 느낌이다"라고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 "진짜 필요한 거 급하게 살 땐 니토리, 쇼핑과 구경을 함께 갈 땐 이케아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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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마트들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매장 리뉴얼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 하월곡점도 기존 테넌트 면적을 2645㎡에서 5190㎡로 약 2배 확대해 지난해 11월 리뉴얼 오픈했다. 니토리, 다이소, 풋마트 등 신규 브랜드를 도입하며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체류형 매장 전환에 속도를 낸 것이다.
예전에 니토리 제품을 쿠팡에서 구매했다는 주부 B씨는 "이제 직접 사러 올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바로 옆 아파트 사는데 걸어서 10분이면 온다"고 말했다. 니토리는 주거 생활권과 밀접한 대형마트에 입점해 근거리의 편리한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도시 외곽에 위치한 이케아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니토리는 이케아와 같이 체험형 콘텐츠에 힘을 쓴 모습이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쇼룸'의 부재였다. B씨는"이케아랑 비교하기엔 쇼룸도 없고 작다"며 "이케아엔 음식점도 있고 아이들 놀이공간도 있어서 딸을 데리고 가기도 좋다"고 귀띔했다. 쇼룸과 푸드코트는 이케아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런 '볼거리'와 '먹거리'가 니토리엔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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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이 무색하게 이케아 고양점은 평일에도 손님으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이케아는 2층에 쇼룸과 푸드코트, 1층에 홈퍼니싱 액세서리와 셀프서브로 이루어져 있다. 이케아의 자랑이자 정체성인 쇼룸은 이케아에서 판매하는 가구들을 인테리어 해두어 고객들이 보고 제품이 어떻게 활용 가능한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쇼룸은 거실부터 주방, 아이방, 침실, 욕실 등 다양하다.
가족과 함께 이케아를 찾은 주부 C씨는 "쇼룸을 구경하는 재미가 크다"며 "아이가 커가면서 방을 새로 꾸미려는데 같이 데려와서 구경하기 좋다"고 말했다. 이케아 1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인 '스몰란드'가 있다. 대형마트에 있는 키즈카페처럼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도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D씨는 "이케아 오면 아이스크림과 핫도그는 꼭 먹어야 한다. 핫도그는 900원밖에 안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주위 친구들도 데이트하러 많이들 온다"며 "특히 (이케아) 1층에서 사진찍어 인스타 올리는 것이 유행이었을 정도"라고 했다. 이케아 1층에 위치한 셀프서브의 높은 창고 통로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
이케아는 지난해 12월28일 대구 신규 출점 계획이 무산되면서 사업 계획도 틀어졌다. 니토리가 가구 공룡 이케아의 '몰락'을 알릴지 혹은 가구 업계의 '메기'로서 시장의 활성화를 부를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재이 기자 wja060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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