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은 상보” 한국적 풍수 사상 세운 최창조 전 교수 별세

강성만 기자 2024. 2. 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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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풍수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연구한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오후 9시 별세했다.

"고인은 미신이나 술법으로 회자되곤 했던 풍수를 학문의 반열로 올리고 제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헌신했다. 그것도 과거 전통지식의 복원에 그치지 않고, 현대와 미래에 환경생태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상으로 풍수를 올려놓았다. 후반기에는 중국풍수와는 다른 한국적인 자생풍수의 정체성과 땅과 사람이 상보한다는 비보적 사상성을 확립시키고자 했다." 고인의 서울대 제자인 최원석 경상국립대 교수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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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한국의 풍수사상’ 등 책 내며
미신 치부되던 풍수를 학문 반열로
1992년 서울대 교수직 내던지기도
고 최창조 교수.

한국의 풍수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연구한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오후 9시 별세했다. 향년 74.

1950년생인 고인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토개발원 주임 연구원을 거쳐 전북대,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를 지냈으나, 서울대로 간 지 4년 만인 1992년 교수직을 내던지면서 학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인이 1984년에 낸 첫 책 ‘한국의 풍수사상’은 학술서이지만 수만 권이 팔리며 최창조라는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동시에 한국에 풍수열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고인은 묏자리의 길흉을 점쳐 판단하는 풍수를 일컫는 음택풍수(陰宅風水)에 반대하면서 명당은 사람이 자연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지론을 폈다. 또 한국 자생풍수의 본질은 땅의 결함을 고치는 비보(裨補)라면서 “우리 풍수는 좋은 땅을 찾자는 게 아니라 병든 곳을 찾아 침을 놓고 뜸을 뜨자는 것”이라는 논지를 펼쳤다.

“고인은 미신이나 술법으로 회자되곤 했던 풍수를 학문의 반열로 올리고 제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헌신했다. 그것도 과거 전통지식의 복원에 그치지 않고, 현대와 미래에 환경생태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상으로 풍수를 올려놓았다. 후반기에는 중국풍수와는 다른 한국적인 자생풍수의 정체성과 땅과 사람이 상보한다는 비보적 사상성을 확립시키고자 했다.” 고인의 서울대 제자인 최원석 경상국립대 교수의 평가다. 최 교수는 “땅을 어머니처럼 내몸처럼 대하라는 최창조 교수의 사회적 메시지는 오늘날 기후위기에 커다란 통찰과 울림을 던진다”고도 했다.

고인은 ‘한국의 자생 풍수'(전 2권), ‘사람의 지리학', ‘땅의 논리 인간의 논리' 등 여러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 부인 박증숙씨, 자녀 준보·전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한강성심병원, 발인은 3일 오전 7시이다. 장지는 천주교 청량리 성당 다볼산 묘원이다. (02)2633-4455.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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