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지원 부진·전황 악화에 젤렌스키·총사령관 갈등”

오수호 2024. 2. 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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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황이 나빠지고 서방 각국의 지원이 차질을 빚자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갈등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영국 더타임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면담해 직접 해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우크라이나군 고위 장교 등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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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황이 나빠지고 서방 각국의 지원이 차질을 빚자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갈등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영국 더타임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면담해 직접 해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우크라이나군 고위 장교 등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열린 회동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대통령의 보좌진이 전황을 현실보다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에게 총사령관직에서 물러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역할을 맡으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사임과 NSC 보좌관 자리를 거절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의 해임 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말했다고 소식통 3명이 전했습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면담을 마친 뒤 주변에 자신이 해임됐다고 밝혔고, 이 소식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자 군 고위 지휘관들과 미국·영국 등 우방국들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군 정보수장인 키릴로 부다노우 군사정보국장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지상군 사령관이 총사령관직을 제안받았다는 풍문이 나돌았지만, 이들이 제안을 거절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물러섰다는 것입니다.

이후 이날 세르히 니키포로우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 해임설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서방 각국 관리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하고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해임이 불가피한 것 같다고 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습니다.

CNN 방송도 소식통들을 인용해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지난달 29일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으며, 대통령의 공식 해임 발표는 이주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의 갈등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지난해 11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전쟁이 교착 상태로 접어들었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두드러졌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발언이 러시아 측만 이롭게 할 뿐이라는 뜻을 나타내며 질책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도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국 병무청장들을 일제히 해임한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 두 사람 간의 불화설을 한층 키웠습니다.

특히 지난해 가을 이후 여론조사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지지율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추월한 것이 양측 간 긴장을 높인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습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지지율이 오르자 그가 정치에 뛰어들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그는 정치 참여설을 부인하고 러시아와의 전쟁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가을의 대반격이 실패로 끝난 뒤 러시아군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미국·유럽 등의 군사·재정 지원도 지지부진해진 상황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마저 쫓겨나면 군과 국민들의 사기가 크게 흔들릴 위험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 휘하의 지휘관들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의 해임을 시도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한 지휘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잘루즈니 총사령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의 뜻을 밝히지 않으면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자신감을 갖고 일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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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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