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뉴스타파 인용 보도’ 과징금 재심도, 류희림 기피 신청도 기각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0일 서울 양천구 방심위에서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 심의 등을 위한 제3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뉴스타파 김만배씨 인터뷰 인용 보도’로 과징금을 받았던 방송사 4곳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화방송(MBC)이 신청한 류희림 방심위원장에 대한 기피 신청도 거부했다.

방심위는 1일 올해 제4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다. 여권 추천 위원 6명, 야권 추천 위원 1명으로 구성된 방심위에서 ‘상임위원’은 대통령이 추천한 류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추천한 황성욱 상임위원뿐이다.

이날 방심위는 한국방송공사(KBS), MBC, JTBC, YTN이 뉴스타파의 김만배씨 인터뷰 인용 보도로 받은 ‘과징금’에 재심 청구를 해 열렸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해 11월 이들 방송사에 1000만~4500만원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과징금 처분은 방송국 재허가 심사를 받을 때 10점이 감점되는 ‘중징계’다.

KBS는 기존 입장을 바꿔 재심을 신청했다. 박민 KBS 사장은 지난해 11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방심위의 뉴스타파 인용 보도 과징금 처분에 대해 “보도 경위, 내용을 보니 명백한 문제가 있었다”라며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당시 법률 조언을 받고 박 사장의 무대응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안건 심의에 앞서 방심위 상임위는 류 위원장에 대한 ‘기피 신청’ 안건부터 심의·의결했다. MBC는 지난달 29일 류 위원장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청부 민원 의혹’이 제기돼 공정한 심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기피 신청을 접수했다. 류 위원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황 상임위원은 류 위원장 기피 신청을 ‘기각’하기로 했다. 당사자인 류 위원장은 기피 신청 안건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재 방심위에 야권 추천 상임위원은 없다.

류 위원장과 황 상임위원은 네 곳 방송사의 ‘재심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각 방송사는 향후 대응을 고심 중이다. MBC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YTN은 “행정소송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KBS, JTBC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